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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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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독백(서울)

<서울>shadha의 서울

SHADHA 2004. 1. 24. 15:21


韓國 旅行
2003






shadha의 서울







뱅뱅 사거리를 뱅뱅 돈다.

이리 뱅뱅.

저리 뱅뱅.


내 삶도 뱅뱅.

돈도 뱅뱅.

꿈도 뱅뱅.


그 해 여름.

서울 뱅뱅 사거리에서 뱅뱅.

테헤란로에서 뱅뱅.

강남역 사거리에서 뱅뱅.

그저 뱅뱅 돌았다.


돈 만들러 갔다가

뱅뱅 돌다 물만 먹고 내려오는 강남.


shadha의 < 고백과 회상>중 강남 回想.







오래전에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중학생이던 나를 앉혀놓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니는 다음에 어른이 되면 큰배를 타고

저 바깥세상을 돌아다니며 많은 재물과 명성을 얻을

사주라고 하니까 공부 열심히 해야한다....  


그랬다.

많은 재물과 명성을 얻지는 못했지만

바깥 세상으로 떠돌아 다닐 일이 유난히도 많았다.

외국도 외국이지만

국내에 있을 때도 잠시도 가만히 있을 때가 없었다.

서울, 대전, 대구.

그리고 전국으로 떠돌아야 하는 일들이 만들어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자주 많이 머무는 곳이 서울이다.

서울 구석구석을 차를 몰고도 잘 다닐 정도로...

그런데도 나는 그 서울이 싫다.


사람들이 그랬다.

...대한민국의 모든 돈은 다 서울에 있으니 사업을 할려면

서울로 와서 하여야 한다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싸고 맛있는 음식들은 다 서울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들도 다 서울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선진화된 기술과 디자인도 서울에...
 
...모든 것은 다 서울에...


그런데도 나는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는 그 서울이 싫다.

...하늘색이 회색이어서 싫고,

...연휴라도 끼면 교외로 차를 타고 나가는데 서너시간,

목적지에 가서 밥먹는데 한시간, 다시 돌아오는데 서너시간.

차 안에서, 길 위에서 연휴를 보내는 서울.

...아파트 한 채값이 다른 도시 아파트 서너배에서 열배가 넘어서 싫고

...결정적으로 싫은 이유는 바다가 멀기 때문이다.


반시간이면 동해든 남해든 바다에 닿을 수 있고,

반시간이면 깊은 산중에도 들수있는

그래도 움직이며 살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대도시인

이 남쪽 항구도시가 좋다.







승용차를 타지 않고 서울로 갈때는

가능한 경부선 마지막 밤기차를 탄다.

기차안에서 잠이 든 사이 밤이 지나고

서울역에 도착하면

새벽의 생기가 도는 남대문 시장부터 돌며.

노점상들의 좌판곁에 서서 이른 요기를 하기도 하다

동이 틀 무렵이면 여의도 수변공원으로 달려와

강변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며

한강에 뜬 다리들의 그림자와

멀리 남산위 남산타워를 바라다 보며

아침을 맞곤 했었다.

잠이 들 깬 서울의 아침도 때로는 아름답게 느껴졌었다.

한강.

그래서 이래 저래 사연이 깃든 한강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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