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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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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오후의 꿈

sea06 어머니품이 그리운날에

SHADHA 2004. 1. 3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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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품이 그리운날에

09/09





갑자기 기차를 보다 어머니가 그리워집니다.
지난 여름.
열흘정도의 시간을 내어 시골을 다녀왔습니다.
저희 집은 마을의 맨 뒤쪽에자리하여 집앞으로는
 옹기종기모여 마치 소꿉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부드런 모습 같구요
뒤로는 푸르른 산과 작은 시냇물이
여름의 햇살을 받아 은빛물로 가만가만
흐르는 그런 아주 조용하고 정감이좋은 곳이지요.
그 밑에서 평생을 구리빛 얼굴과 억샌손가락 머슴같은
맨발의 모습으로 어머니는 늘 일,일,일로서 살고계십니다.
제가 가던날도 어머니는 집뒤의 작은 밭에서 무우를 심고 계셨지요.
뉘엇뉘엇 속절없이 저녁놀이 어머니의 등너머로 연보라빛 하루의꿈을 접고 있었구요.
제가 아주아주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의 제 기억속에는
늘 어머니는 무언가를 아주 열심히 그리고 마치 그것이 아니면
아무런 것도 하실 수가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허리를 구부린채로 머리에는 예쁜머리핀이 아닌 땀으로
얼룩진 수건을 쓰신채로 늘 논일 밭일을 하셨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항상 얼굴빛이 밝으셨지요.
그것은 아마도 아버지를 사랑하시는 그 마음이 있었기 때문임을 저는 잘 압니다.
평생 그렇게 힘든 농사일에 시달리고 힘들어도
어머니께서 미소를 잃지 않으시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었던 것
그것은 멀리서 기차를 타고 오시던 아버지.
그 아버지의 기차소리를 기다리시며..
어머니는 늘 행복하셨을테니까요.
다음엔 꼭 기차를 타고 시골을 다녀와야겠습니다.
여름에 어머니께서 정성스레 심어놓으신 잘익은 무우를 먹으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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