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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품이 그리운날에
09/09
갑자기 기차를 보다 어머니가 그리워집니다. 지난 여름. 열흘정도의 시간을 내어 시골을 다녀왔습니다. 저희 집은 마을의 맨 뒤쪽에자리하여 집앞으로는 옹기종기모여 마치 소꿉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부드런 모습 같구요 뒤로는 푸르른 산과 작은 시냇물이 여름의 햇살을 받아 은빛물로 가만가만 흐르는 그런 아주 조용하고 정감이좋은 곳이지요. 그 밑에서 평생을 구리빛 얼굴과 억샌손가락 머슴같은 맨발의 모습으로 어머니는 늘 일,일,일로서 살고계십니다. 제가 가던날도 어머니는 집뒤의 작은 밭에서 무우를 심고 계셨지요. 뉘엇뉘엇 속절없이 저녁놀이 어머니의 등너머로 연보라빛 하루의꿈을 접고 있었구요. 제가 아주아주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의 제 기억속에는 늘 어머니는 무언가를 아주 열심히 그리고 마치 그것이 아니면 아무런 것도 하실 수가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허리를 구부린채로 머리에는 예쁜머리핀이 아닌 땀으로 얼룩진 수건을 쓰신채로 늘 논일 밭일을 하셨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항상 얼굴빛이 밝으셨지요. 그것은 아마도 아버지를 사랑하시는 그 마음이 있었기 때문임을 저는 잘 압니다. 평생 그렇게 힘든 농사일에 시달리고 힘들어도 어머니께서 미소를 잃지 않으시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었던 것 그것은 멀리서 기차를 타고 오시던 아버지. 그 아버지의 기차소리를 기다리시며.. 어머니는 늘 행복하셨을테니까요. 다음엔 꼭 기차를 타고 시골을 다녀와야겠습니다. 여름에 어머니께서 정성스레 심어놓으신 잘익은 무우를 먹으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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