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나무
Re:먼 나라 새로운 감수성
05/27
푸른샘님 저는 늘 부산이 그리웠답니다.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첩첩 산만 바라보는 어린 여자아이에게 다리가 번쩍 들린다는 영도다리하며 이름도 예쁜 해운대는 언제나 동화 속의 꿈 같은 낱말이었습니다. 그 부산을 92년 겨울에 처음 갔었지요. 이미 옛 영도다리는 사라졌지만 태종대의 다사로운 겨울햇살과 파란 바닷물소리는 나를 황홀하게 하였답니다. 부산은 내게 다른 나라의 새로운 감수성이었지요. 그 후로 야간등산 열차를 타고 새벽 태종대에서 새해 첫 일출도 보았고 눈 펑펑 온 날 금정산에도 올라갔었답니다. 어느 해 겨울 여행에선 테즈락호를 타기 위해 잠깐의 틈새 시간에 대구에서 부산까지 갔었지요. 그 때 처음으로 새마을호를 탔는데 그 안락함에 반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혼자 새마을호를 타고 여행을 하면 옆자리 사람이 말 걸어 주는 줄 알았는데 그러면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하며 여행의 참맛을 만끽할 줄 알았는데 내 옆의 젊은 해군복장을 한 젊은이는 잠만 자더군요. 아직도 부산에 남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부산 영화제와 해운대 달맞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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