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아스라68 적막한 숲 속의 고요 본문

아스라의 첼로

아스라68 적막한 숲 속의 고요

SHADHA 2004. 2. 8. 19:59


아 스 라



C03



적막한 숲 속의 고요

04/08






영상시를 보는 것 같군요.

애절하게 따라 나오는 음악까지.

그 결을 더하는 사진의 음영까지.

빙산의 일각마냥 드러나는

후지산의 하얀 봉우리와

곧게 자란 나무의 둥치 사이로

흘러 나오는 것은

석등에 서린 무사의 혼과

선연한 죽음의 냄새인가요?

그 칼날을 갈고 지나가는

예리한 바람의 감촉인가요?

그 숲 속을 적막하게 지나갔을

흰 바지와 검은 상의 를 입은,

그렇게 하얀 모자를 눌러쓴

고독한 여행자의 행로가

그 적막을 더 깊게 하는군요.

하얀 눈보라가 이는

5월의 후지산에 가고 싶어집니다.

음영을 달리하는 단풍 나무의

고운 빛살이 시선을 빼앗는 곳에

내 그림자를 끌고 가는 상상을 한답니다.

아무리 그 녹음이 뼛골을 적신들

간간히 꽃자리를 들키는 계절만큼이나 할까.

우림과 호수, 황혼과 운해를 거느린 채

하루가 저물고

그 꿈도 젖어들겠지만.

잘 읽었습니다.



'아스라의 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스라70 Re:별  (0) 2004.02.08
아스라69 새벽비  (0) 2004.02.08
아스라67 어느 일몰무렵  (0) 2004.02.08
아스라66 적막 다음에 오는 것  (0) 2004.02.08
아스라65 나에게 미래가 있다면  (0) 2004.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