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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하얀새84 소박한 가을의 환상 본문

맑은하늘 하얀새

하얀새84 소박한 가을의 환상

SHADHA 2004. 2. 19. 23:02


하 얀 새



소박한 가을의 환상

10/26








늘 그렇듯이 자연은
구세주의 재림만큼이나 도둑처럼
내곁에 다가와 섰습니다.
아침에 저의 작은 연인을 태우고 떠나는 노오란 버스 덕분에
전 자연이 그리는 풍경화에 비로소 눈을 뜹니다.
얼마전까지도 아이의 살을 간지르듯 초록빛 그늘이 드리우던
나뭇가지는 황금처럼 노란 잎으로 단장하고
발긋발긋 연지곤지까지 달고
수줍게 기다리는 새악시의 볼이 되어
나와 아이의 아침을 배웅합니다.

참 좋은 이 시절의 기쁨은 그렇듯 자연스럽고 소박합니다.

사람이 비워내면 아름답다 했듯이
자연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소리에 귀기울이는 순간이 찾아오는
바로 그 이유가 아침마다
나를 반짝이는 가을 햇살 속으로 이끄는 이유입니다.

지난 주에는 아이따라 소래포구의 갯벌에 다녀왔습니다.
경기일대에 이처럼 드넓은 갯벌에 자연생태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고 우거진 바다억새들 사이로 도란도란 모여 앉아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한참 만개한 감국만큼이나 환하고 향기도 드높더이다.

가을은 그리도 조용히 그 아름다움을 우리의 발길 닿는 곳곳에
뿌려놓고 사뿐히 즈려밟고 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을
우리 사람들은 무에 그리 바쁘게
어디를 향해 아무 생각도 없이 세월 속으로 가는지....

아름다운 시절을 누릴 줄 아는 그런 깨어있는 나날이
이 가을 중 단 하루여도 좋으니
자신을 그 속에 내어 놓아 보심이 어떨까요?


**소박한 가을의 환상을 꿈꾸는 하얀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