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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선암사의 멋과 풍경 본문
선암사의 멋과 풍경
아름다운 절집
세월을 미는 바람 소리는
왠지 내가 아는 여자와 닮아있다
처마에 흔들리는 풍경처럼
내가 아는 여자와 함께 흔들리고 싶다
잎새 다 떨어진 겨울 숲에서
내 마음 보다 먼저 시려오는
파란 하늘 빛 바라보며
정지문 미는 소리로 다가오면
나 그 여자와 함께 삐그덕 거리고 싶다
앞치마에 손 닦으며
맨발로 달려 올 것만 같은
내가 아는 그 여자
바람의 바깥에서
산새소리로 왔다가
땅 그림자 밟으며
이내 정지문 닫고 들어가 버리는
내가 아는 그 여자
선암사 겨울 숲에는
지천으로 피지 못한 꽃들이
내가 아는 그 여자와 함께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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