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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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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魚回鄕(부산)

유엔묘지공원에서 딸에게 편지를 쓰다

SHADHA 2015. 4. 20. 08:54

 

 

유엔묘지공원에서 딸에게 편지를 쓰다

4월의 대연동 산책 1

 

 

나를 보기 위해, 지금 살아가는 나를 내가 보기 위해,

여러 날들을 방황을 했다.

스스로 실패한 삶을 살았다는 후회와 자괴을 느끼고 산지는 오래 되었으나,

이대로는 도무지 나를 용서할 수가 없을 것 같았고,

이런 남편을 둔 아내와 딸들에게 너무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최소한의 남편으로서의 역할과 아빠로서의 역할, 할아버지로서의 역할,

사회인으로서의 역할, 건축사로서의 자긍심을 지키는 역할을 하려고 몸부림 쳐 왔었다.  

어떠한 상황에도, 비굴하거나,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도와주는 삶,

지켜야 할 자존심은 지키면서 열심히 살아왔었는데,

나의 의지를 지탱하던 사각다리 하나의 축이 무너지면서 마음이 한쪽으로 넘어지고,

도무지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던 잔인한 4월의 어느날,

유엔 묘지를 찾아와 묘지가 바라보이는 의자에 앉아 서울에 있는 작은 딸에게 긴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봄 바람은 묘지를 지나 가슴으로 와서 안기고,

눈물나도록 서러워진 나의 삶을 지나가고 있었다.

 

작은 연못을 지나며 떨어지는 벚꽃과 거위가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뒤에 흘릴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난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난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나를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난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