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송정해수욕장과 죽도공원 본문
그 후론,
하얗게 비어버린 주머니만
가진 사람이
까맣게 탄 가슴으로 와
하얀 하늘,
하얀 바다,
하얀 겨울 속에 한참이나 머물다가는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하얗게 염색되어 버린 가슴을 안고
돌아가는 하얀 망명지
송정 바닷가.
살려주마 라는
어떤 계시가 있을 거라는 기대로,
고운 모래바람이 날아
겨울 하늘로 돌아드는 길 참에
넋 놓고 망연히 선 자.
하얀 설움을 치고 도니,
가슴속으로만 스미는 눈물.
다 비어 버린 채,
가난해진 야망과 욕망과 꿈들이
11월의 하얀 파도의 바닷속으로
나날이 침잠하여 가고
수척해진 가슴에서만 채 다 털지 못한
미련 하나 남겨 놓았는데,
그 어떤 마지막 소망마져
오늘도 또 아니어서,
갈 곳이 없어져 가는 자의 운명은
하얀 파도, 하얀 시간속으로
속절도 없이 흡입되어가서,
모래성 쌓기, 허물기,
조각난 돌 맞추기, 던지기,
발자국 찍기, 지우기로
밤이 오길 기다리는 망명자.
바다새 지나간
하늘가로 흐르는 눈물.
... 그래도 나는 내일 또다시 할 겁니다. ...1999년 shadha < 고백과 회상 >中 하얀 먕명지....
1998년 IMF 외환위기 사태로 모든 것을 같이 잃었던 해운대 신도시에 살던 P사장과 P사장이 울산에 새로 만든 회사로
출근하기 전에 송정 해수욕장에서 만나서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푸른 바다를 쳐다 보고는 했다.
....우리 TV문학관에 나오는 사람들 같다....그쟈.
....우리 다시 재기하여 멋지게 살아보자 하던 그 P사장이 2000년에 간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지 벌써 22년이 지났다.
2022년 5월 31일, 송정 해수욕장 남쪽 바다가 한 눈에 바라보이는 22년 전의 커피 마시던 그 자리에 서서 바다를 본다...
...이토록 삶이 그리 무상하기만 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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