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발상

아름다운 발상
웅동 배화유치원

진해에서 용원으로 오는 바닷길을 달리다,
웅동 공단쪽에 이르면
남쪽 산속에 아름다워 보이는 작은 하얀 첨탑들이
주황빛 기와를 머리에 이고
나무들 사이로 고개를 드밀고 있다.

...저게 뭐지 ?
...호텔일까 ?

몇번씩이나 궁금해 하면서도 늘 그곳을 지나쳐버렸다.

그러던 어느 봄날, 벚꽃이 만개하려던 평일에,
갑자기 한가해진 시간의 틈을 내어
아내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여
낙동강변에 있는 일제시대 적산가옥을 그대로 살린
<낙동강 칠백리> 벚꽃나무 아래에서
대나무통에서 향기롭게 훈제한 오리고기먹고
새로 만들어진 진해 해상공원으로
여유로운 마음으로 드라이브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 숲 속 길로 차를 밀어 넣었다.
호텔이라면 아내와 커피라도 한 잔 하고 갈 생각으로..
그러나 그 건물은 나의 상상을 여지없이 깨고 말았다.

...유치원...

그것도 도심이 아니라 시골이나 마찬가지인 곳.
아주 외진 숲속에 신기루처럼 서 있었다.
결코 부유하지 않은 마을로 둘러싸인 숲속에 있음으로
추정컨데 그 설립목적이 금전적인 이득보다는
그 마을 아이들에게 양질의 유아교육을 제공하고저 하는
헌신과 사랑을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의도로 지어진
자연속에 평온하게 들어 앉은 아름다운 건물
참으로 아름다운 발상이었다

아내는 차에서 내려 인근 풀밭에서 쑥을 캐고
나는 사진을 찍는 어느 봄날의 오후...

낙동강 칠백리 식당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