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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엄광산의 가을 본문

靑魚回鄕(부산)

엄광산의 가을

SHADHA 2007. 11. 7. 20:28

 

 



엄광산의 가을

상실에 대한 두려움





산이 높아 멀리까지 볼 수 있다.

브렘의 이론에 따르면
어떤 대상에 대하여 선택의 자유가 제한되거나 위협당하게 되면
그 자유를 유지하기 위한 동기가 유발되어 우리는 그 자유를,
또한 그것과 관련된 대상을 포함하여
이전보다 더욱 더 강렬하게 원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하여 만일 어떤 대상이 점차 희귀해져서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게 되면
우리는 그 대상을 이전보다 더 강렬하게 소유하려는
심리적 저항을 한다는 것이다.

....< 제한된 자유에 대한 심리적 저항 >중에서....

요즘 나는 틈나는대로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을 읽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잡는 불변의 법칙을 알고 싶었던 것일까 ?
누구를 설득하고 싶었던 것일까 ?
그건 바로 나였다.
나 스스로에게 무엇인가를 설득하고 싶었던게다.

산이 높아 멀리까지 볼 수 있다....

그래서 엄광산에 올라 4시간 동안 홀로 상념의 산행을 하며
숲속에서
또는 숲 바깥쪽에서 쉼없이 숨쉬고 있는 세상을 느끼려 했다.
바다가,
도시가 한 눈에 다 보이는 산정을 거닐며
깊어지는 가을의 향기를 맡으며 나를 설득해 가기 시작했다.
선택의 자유가 제한되어가는 현실에 아파하며 지친 그 끝자락에 서서
점차 꿈을 잃어가는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

산이 높아 멀리까지 볼 수 있기에 오른 엄광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