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백련리 도요지 여름 산책 본문
백련리 도요지 여름 산책
사기 아름마을 白蓮里 陶窯址
조선시대 16세기에서 17세기에 걸쳐 생활용 그릇들을 굽던 가마터窯址로서
태토胎土는 회색인데 모래 같은 잡물이 많이 섞여 거칠고, 어두운 회청색을 띤 유약을 두껍게 칠했다.
주목되는 것은 일본에서 찻잔으로 유명한 정호차완井戶茶碗의 특징과 비슷한 도편이 많이 발견되고 있는 점이다.
일본인들은 오늘날 찻잔으로 유명한 정호차완을 그들의 국보로 지정하여 세계적인 보물로 가장하고 있다.
일본의 차인들은 이곳 가마터의 옛지명인 문골을 이도井戶라 불렀으며,
임진왜란 때 이곳의 가마를 파괴하고 눈박이 사발잔 등 많은 도자기와 도공들을 강탈해 갔다고 한다.
이곳 백련리 새미골 도요지 앞 3만3천300㎡의 농경지에는 그 마을 이름답게 백련꽃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하얀 연꽃들이 도요지를 찾는 이들의 마음을 잡는다.
올 여름중 가장 더운 날이였다.
진교에서 남해대교로 넘어가는 길목에 머무는 오랜 친구의 부름을 받고 달려와서
유기농 상추에다 시골돼지수육, 마늘과 청량고추를 얹어 푸짐한 점심식사를 즐긴 후,
같이 진주로 가자는 친구에게 손을 흔들며 헤여져서 진교마을 시외버스 정류장에 섰다.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버스 승강장 그늘아래 앉아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가롭게 느껴졌다.
하동군 진교면 백련리 도요지.
진교읍에서 완행버스로 한 정거장 떨어진 가까운 곳에 위치하였으나 걸어가기에는 너무도 먼 곳이였다.
백련리 사기마을 큰 길가에 나 혼자 내려졌다.
오후 2시의 뜨거운 여름 햇살이 가방하나 울러맨 낯선 이방인의 머리위로 �아져 내렸다.
설상가상으로 7월18일부터 열리는 찻사발 축제 준비의 일환으로 사기마을 입구 신작로에서
사기마을로 드는 진입로 약 1km 구간에 아스팔트 포장공사를 하고 있어서
막 깔아놓은 아스필트의 그 뜨거운 열기와 냄새가 뜨거운 여름햇살과 만나
논뚝길 가까이 따라 걷는 나의 얼굴과 등줄기에 강물이 흐르듯이 땀을 흐르게 만들었다.
그래도 처음 가는 낯선 곳으로 찾아드는 그 행복감을 덮을 수는 없었다.
그런 경험 또한 내게는 행복인 것이다.
아름 찻집이 있는 아름마을 광장을 지나 취화선 촬영지인 세미골 가마터를 돌아보고
백련리 가마터 세군데 중 하나인 하동 가마터의 아름다운 풍광속에 잠시 머물며
발 아래로 펼쳐진 백련꽃 단지를 내려다보고 내려와서 더 깊은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백련리 도요지 백련꽃밭의 끝자락에 자리잡은 도자기 전시장 뜰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뜨거운 여름햇살 아래를 걸어서 아름마을 광장에 있는 아름찻집에 들어
아주 차갑고 시원한 연꽃잎 茶 한잔 하려 하였으나 주인이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하여 곁에 있는 아름식당에 들러 차거운 병사이다 한병을 들이킨다.
오랜 가마터와 하얀 연꽃이 어우러지는 아름마을...백련리 도요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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