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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다대포 해변을 거닐다 본문

靑魚回鄕(부산)

다대포 해변을 거닐다

SHADHA 2019. 6. 21. 09:00



다대포 해변을 거닐다.

삶과 죽음을 생각하다.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이 있는 다대포 해수욕장의 백사장을 거닐면서 문득,

나의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이미 1999년에 심장병을 앓기 시작했고,

2010년에 재발하여 2019년...10년째 다시 살고 있다...


돌아보면 나의 개인적인 삶은 참 파란만장하였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헤여져서 홀어머니 밑에서 가난한 삶을 살았고,

그래도 착한 학생, 청년으로 살다가 1982년 아내와 결혼해서 예쁜 두 딸을 낳았다.

결혼 후, 열심히 직장생활하면서 건축관련 자격증을 3개를 더 따고

1988년 한번만에 건축사 시험에 합격하여 건축사가 되었다..

그 후, 승승장구하여 법인체 4개를 운영하는 사업가가 되어 열심히 살았으나,

시류를 관과하지 못한 어리석음으로 IMF외환위기로 모든 것을 다 잃고 건강마져도 잃었었다.

그 이후 다시 재기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으나, 끝내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다시 건강을 잃었다...

하여 끝내, 무능한 남편, 능력없는 아버지로 남아야 하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착하고 좋은 아내, 착하고 좋은 딸들 때문에 행복한 남편, 좋은 아버지로 살 수 있었다.

그래서 나의 삶을 뒤돌아 보면 참으로 행복한 삶을 산 행운아였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할 것은 거의 다 해 보았다.

밤 낮, 휴일없이 열심히 일도 해보았고, 전세계 많은 나라들도 돌아 보았고,

부유한 삶과 가난한 삶, 건강한 삶과 아픈 삶도 겪어보았다.


그리고 지금 많은 것을 다 잃고 가난하여도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삶은 계속 살고 있다.

주위 모든 사람들로부터 건축사님, 사장님이라 불리우며 존중받으며 살고 있으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가난하여도 착한 딸들 때문에 외국여행도 이따금하고, 고급호텔에숙식할 기회가 많으니 그 또한  감사한 일이다.

주변 지인들과, 아내와 가족들과 자주 즐거운 외식을 할 기회가 많으니

나는 분명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오래된 심장병으로 약해질대로 약해진 건강.

게다가 나이가 한살 두살 많아지면 질수록 한해가 다르게 모든 것이 약해지는 것 같다.

여기가 아프고 나면 저기가 아프고,

그것들이 반복된다...

많은 약들을 복용하다 보니, 심장뿐만 아니고, 신장과 간, 위장까지 점점 약해져 가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다.

나는 행복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떠나고 나면 혼자 남을 아내 때문에 가슴이 아프고,너무 너무 미안하고,

두 딸들에게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야 한다는 것이 미안하고 아프다.


문득 다대포해수욕장 백사장을 거닐며 내 삶의 끝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었다.....

....나는 분명 행복한 삶을 산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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