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아스라의 첼로 (84)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아 스 라 < 가을 편지 > 10/03 무슨 꽃이든 흰 빛으로 바꾸는 나는 아마 숲속의 오두막에 사는 마녀일지 몰라요. 늘 늦도록 황토 냄새 피어 오르는 어둠을 기다리는. 그 어둠 속에서 순결한 백합의 꽃잎을 뜯어내는. 평이함이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그렇게 될까요? 나중엔 모두. 아우르고 삭혀서 마지..
아 스 라 볼로뉴 숲에서 10/05 보라색 실루엣을 두른 구름과 다리 사이에 몽상의 안개가 피어 오른다. 뜨거운 에스프레스를 건네주는 푸른 눈동자의 여인과 회청빛으로 흐려지는 새벽의 잔광을 알고 있는 까만 흑인의 눈동자는 어떻게 다를까? 낮은 샹송의 저음이 가슴을 훑고 지나간다. 언제쯤 저무는 ..
아 스 라 시용 城 / 바이런 Re:시 용 城 09/28 Portrait Of A Romantic 속박할 수 없는 마음의 영원한 영혼이여! 자유여, 그대는 지하 감옥에서 가장 빛난다. 가두어져 있어도 그대 사는 곳은 사람의 마음속이거늘 그대를 묶어 놓는 것은 그댈 사랑하는 마음뿐, 그대의 아들들이 족쇄에 채워져 얽매일 때에 족쇄에..
아 스 라 가을의 울림 속으로 Re:첫 글입니다 09/25 아름다운 멘트군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그렇게 삶이 달라지나봐요. '가끔은 삶을 사진처럼 골라 찍으며 살고 싶다'는 님의 글을 읽으며 행복해집니다. 님은 사진처럼 삶도 그러하리라 여겨집니다. 늘 부족한 몫을 탓하느라 아주 눈부신 또 하나의 ..
아 스 라 마테호른의 銀빛 陵線을 바라보며 09/19 처음 이곳에 발을 디딜 때의 옅은 미진이 생각납니다. 아마도 새벽이었던 것 같습니다. 풍경이 풍경을 끌어내고 音樂이 음악을 정화하며 뒷켠에 물러선 여행자의 담백한 터치에 압도되어 스스로의 자정 능력을 믿고 싶었던 시간들... 칼럼은 거의 자정..
아 스 라 초코렛香 가득한 밤에는... 09/16 물오리떼 날으는 어스름 밤의 달빛을 적셔 어느 山頂을 훠이훠이 건너온 바람 너를 바람의 골짜기로 이끌어 다시금 놓아 보는 하얀 안개의 다리 물빛 순수 한줌 달콤한 초콜렛 향기... 파랗고 차디찬 양철 대문아래 청솔가지 타는 냄새가 되고 찔레꽃 덤불이 되..
아 스 라 스러지는 마천루 09/13 폐허를 보았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처럼 뉴욕의 마천루가 순간 사라졌다. 영화보다 더 리얼하게. 그리고 허무하게. 영화 '러브어페어'와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이 생각난다. 주인공 남녀의 약속 장소인 86층 야외 전망대. 그 거대한 마천루가 이기심에 가득찬 현대..
아 스 라 다리 건너 노천 카페에서 09/10 빈사의 像 라이언 앞에서 빈사의 새처럼 퍼득거리는 나. 정연하고 깨끗한 집들을 지나며 바그너의 선율에 젖어 보고 싶다. 찌르듯 아파오는 뾰족한 산들을 보며 피카소의 색채를 느껴 보고 싶다. 푸르게 다듬어진 루쩨른의 산책로를 걸으며 윌리암텔의 전설을 ..
아 스 라 빨간 기차를 따라가는 여행 09/07 오르막 산협을 오르는 조용한 기차는 뜨거움으로 어질거리는 빨간 행적을 남기면서 아주 낮게,아주 평온해져서 먼 먼 태초의 소리로 잦아들게 하는군요. 원무를 추듯 나선형으로 구부려지는 기차는 형언하기 힘든 마음의 어혈조차 그렇게 고요히 실타래마냥 ..
아 스 라 Re:알프스의 秘景~~ 은초롱꽃과 엉겅퀴꽃, 담자리를 닮은 꽃들을 보며 09/04 살아서 이토록 시린 秘景에 닿을 수 있을까? 갑자기 노오랗게 미끄러지는 절망. 실컷 시리고 푸른 설산의 봉우리들이나 봐야지. 깨뜨려도 깨뜨려도 깨어지지 않는 유치환의 바위가 거기엔 있을까? 고요하고 고요한 채..
아 스 라 Re:하늘로 오르는 정거장 09/02 영화처럼 여행을 떠나고 싶다. 레만호를 바라보며한잔의 술을 마시고 생베르나르 고개를 넘고 싶다. 루체른에서 빈사의 사자상을 보며 戰意를 일깨우고티틀리스로 가는빨간색 기차를 타고 싶다. 빙글빙글 돌아 가는 원형 곤돌라를 타고 빙하를 바라보며 스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