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줄의 운명 (96)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오 정 순 자연은 07/16 자연은 법을 말하지 않고 법을 산다. 나도 법을 말하지 않고 살고 싶으나 세상은 그렇게 살지 말라고 말없이 강요한다. 자연은 어지러워진 사람을 다스려주는데 사람은 그런 자연을 어지럽히고 돌아온다. 어떻게 살아야 한 그루 나무처럼 살아낼 수 있을까.
오 정 순 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 07/08 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 내가 사진을 좋아하고 내가 수필을 좋아하는 이유는 있는 것 가운데에서 포착한다는 것 때문 나는 때로 사진 앞에서 울렁거림을 참지못한다. 전신으로 퍼지는 사진 속의 요소들이 같아지라고 말을 한다. 저렇게만 되라고 명령을 한..
오 정 순 마주치고 싶다 07/01 참 오랫만입니다. 사람이 변하고 낡아가는 것은 수용하기 어려운 일인데 나무가 단풍들고 꽃피고 잎나는 일은 왜 그리 아름다운지. 대책없이 가고싶다. 마음 가난한 나에게 양식이 되어주는 자연 앞에 서고싶다. 맑음이 주는 깊은 울림이 있으면 더욱 좋겠다. 잊을 뻔했네...
오 정 순 참 아름답다 04/15 편견을 버리고 보니 일본 여인의 뒤목덜미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흰색과 검정색, 청보라빛 옷색이 시리게 잘 어울립니다. 몇번 못뵈었지요? 두 차례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14년 전에 보았던 일본과 이번 여행에서 만난 일본은 느낌이 달랐습니다. 그 때와 공통적으로 닮았..
오 정 순 사람은 달라서 경이롭다. 03/11 후쿠오카 며칠 전에 내 발자국 찍고 온 곳. 관점이 다르고 본 것 자체가 달라서 그래서 모두가 다르게 표현되고 다름으로 풍요로와지는 경이로움이다. 세상은 한없이 펼쳐져도 부족하고 사람들은 아무리 많이 표현해도 나와 다르다고 달리 표현하기를 원한다. ..
오 정 순 참 좋은 만남 03/05 사드하님 축하합니다. 많은 이들에게 미적먹이를 제공하는 큰 밥솟지기님. 건축물을 보는 안목을 틔워주고, 여행지에서 만나는 풍경 속에서 공감대를 넓혀주고 어떻게 보아야 절제된 아름다움을 포착할 수 있을 지 부분을 보는 눈을 열어주어 고맙습니다. 많이 볼 수 있었..
오 정 순 가슴을 닫고 어찌 살까 02/28 가슴을 닫고 어찌 살까 나는 말하고 싶다. 가슴에 고인 물감을 푸고싶다. 언어로 붓질을 하고 싶다. 윤색하지 않은 언어로... 조금 전에 일본에서 돌아왔다. 땅의 회상에 실린 아소산의 느낌이 어찌 나 평화롭던지 나는 그곳에 서고 싶었 다.마치 한시름 살고 언덕을..
오 정 순 저 푸른 문 02/18 땅 일본 저푸른 문 저 푸른 문을 걸어 나와 맨 먼저 무엇을 생각할거나. 저 하얀 파라솔 아래서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할거나. 말이 젖어 종이장처럼 쳐지는 밤 내 가슴을 번쩍 들어올리고 싶은데... 어느 귀퉁이에 네델란드 냄새도 나고 삿보로의 눈축제 냄새도 풍기고 무섭게 ..
오 정 순 사랑이라는 껌 씹기 02/12 일본 사랑은 껌 씹기다. 켜켜로 재인 포장된 사랑의 토막들 시간의 사랑 공간의 사랑 그것들이 사람과 어우러지면서 역어내는 사랑 나는 새벽이 좋아 일찍 출근하던 젊은 날이 있었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부산스런 소리를 내는 도시의 한복판에서 깨지고 ..
오 정 순 어딘가 떠나야 할 것 같아서..... 02/10 어딘가 떠나야 할 것같아서 모두들 설쇠러 간다고 들먹거리니 나도 어딘가 가야 할 것 같아서 술렁댄다. 주고 또 주고 가지고 또 가지고 갈 것이나 무엇이 남았는지 허전하다. 누군가 우리집으로 밀려들어오면서 많은 목소리를 내었으면 좋겠다. 현관이 ..
오 정 순 생명 활동의 절정 02/05 일본 생명활동의 절정 가장 원초적 질서가 가장 변함없는 질서다. 모든 일은 불꽃놀이의 과정을 닮았다. 다만 가장 빠르게 도입 전개 팽창 결말의 순서를 밟아 보여주기에 아름다워 보일 뿐이다. 꽃이 피는 시간의 속도로 불꽃이 핀다면? 역으로 꽃이 피는 과정을 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