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詩와 여행 (52)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G R A C E 보내지 못한 편지 09/14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햇빛은 투명하고 바람은 벌써 차갑다. 창 밖 놀이터에서는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누고 나는 또 이렇게 너를 가슴에 묻고 있다. 이런 나를 넌 기억이나 할는지... 하루에도 문득문득 네 생각이 날때면 슬픔이 죄어온다. 내게 네가 어떤 존재..
G R A C E Re:캐나다 큰 쇼핑몰을 볼 때마다... 09/13 재래시장이 살아남고 우리 문화가 살아남고 다 이상적이죠. 재래시장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왜 여기저기 커다란 쇼핑몰이 생겨나고 있을까요? 그건 아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시스템이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일겁니다. 예전의 ..
G R A C E 그 의자 09/06 그 의자 언젠가 보았거나 그려봤을 그 의자. 거기에 앉으면 눈물이 날 것 같지. 너무 진한 삶이 느닷없이 코 앞에 닥쳐 나 또한 거기에 내팽겨진 것 같아. 삶을 살아야 할 죄인이 심문을 받듯. 거기에 앉으면... 작년 봄. 학업을 모두 마치고 심란한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진로문제를 ..
G R A C E 세상을 보는 눈 09/06 어느날 문득 어느 비오는 날 문득 차창 밖을 보려고 애쓰는 나를 봤다. 빗방울이 총총한 창은 김까지 서려 아무것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세상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아무리 보려고 애쓰고 아무리 알려고 애써도 명확하지 않은 것. 늘 불확실한 것. 그것이 세상이 아닐까? ..
G R A C E 어느 늦여름 도서관에서 08/31 요즘은 늘 바람이 부니 좋습니다. 저 바람을 따라 어디론가 유랑하고 싶습니다. '정착'과 나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늘 떠날 것입니다. 늘 떠나 새로운 곳에서 또 새로운 곳을 꿈꾸며 방랑할 겁니다. 점점 내게 다가오는 자유를 맞으며 설레입니다. 또 ..
G R A C E 어떤 고백 08/30 나는 당신을 오해할 것입니다. 그 오해로 강해지려 합니다. 비참한 곳으로 나를 떨어뜨려 발버둥치는 힘을 키우려고 합니다. 당신이 그 누구라도 좋습니다. 훗날, 너무나도 강해진 나를 어쩌면 슬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을겁니다.
G R A C E 어느날 아침 08/29 어젯밤 보았던 바다는 작고 가까웠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바다는 저멀리 거대한 해안선을 늘어뜨리고 있다. 슬픔처럼 꿈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되살아나고. 나를 부둥켜안고 소리죽여 눈물을 흘렸던 그곳을 언제라도 샘물처럼 솟아나올 수 있는 곳으로 침전시킨다.
G R A C E Re:버려야 할 것들 08/29 '진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 '하나님의 자유의지는 우리를 단죄하시는 자유. '우리의 오만한 마음을 단죄하시는 자유. '유용한 진리는 언젠가는 버려야 할 연장과 같은 것. 언젠가 '장미의 이름'을 흥미롭게 읽으며 에코가 글을 닫으며 쓴 ..
G R A C E 나의 벌판 08/25 알 수 없는 슬픔이 또 한차례 밀려온다. 이 슬픔의 정체는 무엇인지. 세상 끝날까지 부둥켜 안아야 할 것인지. 무언가가 머릿속에서 아득하게 날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끝없이 넓어진 그곳으로 벌판에 불던 바람이 지나가는 것 같기도 하다. 내게도 세상이 갖는 욕심이 자라고 있..
G R A C E 그랑부르를 들으며 08/25 여전히 떠나고 싶다. 모든 것은 결국엔 떠나지만 지금 이 몸은 여기에 머물러 있으니 과연 언제 떠나게 될 것인가? 어느곳이든 상관없다. 낯선곳이라면. 나의 눈이 쉬지않고 나의 몸이 긴장되어 깨어있을 수 있는 곳이라면. 낯선 공기를 맡을 수 있는 곳이라면 정말 그 ..
G R A C E 어느 봄날 - 삶의 예찬 1,2 08/25 -1- 해질녘이라고 하면 맞을까. 해는 다 넘어가버리고 스물스물 어둠이 덮힐때쯤 기억속의 필름처럼 선명하게 찍혀있는 다섯살때 살던 그 집을 보았다. 마치 나를 위해 그 시간, 그 때의, 그 집을 옮겨 놓은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좀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