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꿈꾸는 여행 (203)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1. 아주 오래전 도스또옙스키에 심취하던 친구 녀석이 돌연히 해양 소설가가 되겠다며 대기업 좋은 자리를 박차고 어선 항해사가 되어 바다로 나갔다. 그 보다 훨씬 더 오래전 작은 삼류 개봉관에서 보았던 영화 의 아름다운 바다 영상이 떠 올리어져서 그는 망연히 다가오는 그 환상만으로도 나의 우상이 되었다. 그의 시원스런 웃음소리가 아스라이 잊혀 갈 무렵에야 이국적인 붉은 스탬프 찍힌 그림엽서 한 장 받아 들었는데. ...... FIJI 그는 피지섬의 고기 잡는 원양 선원이 되었다. 2. 그 후로도 한 해가 꽉차게 흘렀을 때, 표면이 매끄러운 자켓의 레코드판 피지 민속그림과 토속음악을 담은 레코드판, 한 장을 겨드랑이에 낀 채 그가 돌아왔다. 오랜만의 해후로 같이 지낸 그 밤에 ..... 선창가 선술집, ....
중간 기착지. 남태평양 멜라네시아 제도. 피지 파브레브섬 서쪽 끝. 나디 국제 공항. 토마나비 산아래 광활한 목초지에서 사탕수수가 익는 열대 해양성의 땅. 그 상공에서부터 고립된 카타르시스 속. 연록빛 산호초 바다밭 위에서 하늘 금 세공사의 손길로,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상아 여인으로, 장난질 치는 구름. 총체적인 건망 상태. 비수기의 텅 빈 기내. 하늘 풍경에 넋을 잃은 자 곁에 다가와 앉는 옅은 장미향의 스튜어디스. ...... 하얀 백사장과 비췻빛 바다. ...... 야자수 아래 환상적인 방갈로.. ...... 정열적인 열대 재스민 꽃 향기. ...... 그러나 여자 혼자만의 피지의 휴가는 너무 외로워서, ...... 하늘과 낯선 곳으로만 늘 떠다니며 살아야 하는, ...... 그 외로움과 몇 가지 ..
예컨대, 어느 하얀 모래톱에서, 해변말미잘 류類의 생명체로 살았더라면, 외해外海의 맞은편. 멜라네시아 제도의 풍경만으로도, 에메랄드 빛 남南태평양 풍경만으로도, 바람 부는 쪽을 향해 앉아 수심 깊어지는 곳으로 발을 뻗고, 밤이면 남극으로 향하는 별들을 보다, 조금씩 굳어가기만 하면. 이내, 카티부의 산호초가 될 것을... 갈등이나 번민없이도. 자넷 프레임의 시詩를 암송하며, 순수한 자포동물에서 아름다운 대보초의 군체 중 어느 하나가 되는 것으로... 아무런 바램도 없이..... 1996년 shadha 28년 전인 1996년에 업무상 출장으로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 간 적이 있었다. 당시 중간 경유지 피지 국제공항에 잠시 머물다가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향했다. 지금도 그 기억은 생생한데 나는 나의 생에 ..
어떤 낙관주의자 한 사람이 가을비 내리는 날 머문 와이라케이 리조트. 뉴질랜드 건축가의 깊고 섬세한 마음이 얇고 가벼운 손길로, 또는 단아함으로, 하얀색과 초록. 건축가의 연출 의도대로 계절 따라 색상과 형상의 시나리오에 맞춰 연기하는 나무와 풀, 하늘과 구름까지.. 흩뿌려진 선연한 풍경의 낙엽. 흐르는 듯, 내리는 듯, 가을비 실루엣. 편안한 안위감으로 깊은 휴식을 가지려 하나, 또 다른 외로움. 숲 속 외딴 옥외 온천 풀 POOL. 온천수에 몸 담그고 올려다본 하늘. 개여가는 밤 하늘 틈새로 나온 별 하나. 나의 벗은 몸에 놀라 눈 감아버리는 와이라케이. ....타우포 호수에서 낚시로 잡은 큰 송어 한 마리. 와이라케이 리조트 RESTAURANT에서 저녁 메뉴로 요리해 주어서 빵과 함께 푸짐한 만찬을..
바다만큼이나 큰 호수 타우포. 가도 가도 그 끝이 없다. 홀로 떠나온 사람이 외딴 나무 아래 섰다. 조금 이래도 힘들면 쉽게 포기하고, 조금 이래도 자기 이익에 맞지 않으면, 빨리 등 돌려 버리고, 조금 이래도 위기 라 느끼면 빨리 숨어버리고, 조금 이래도 자신의 안위 만을 위해서라면 남이 받아야 할 고통은 무시하는. 그래야 좀 더 힘들이지 않고, 쉽게 살아갈 수 있다는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세상속에 살던, 어느 한 사람이 선 자리. 자연이 정해준 법칙을 지키려는 도도함으로 홀로선 타우포 작은 곶의 나무 한 그루. 지독한 이기주의 자들과 방종한 개인주의 자들과 경망한 기회주의 자들과 편견의 실리주의 자들 속에서 현명한 삶을 살지 못하는 자로도 슬프거나, 쓸쓸하지 않은 투랑기 가는 길목..... 1..
다만, 아주 멀리서 생각할 수 있는 정도로만 허용된 땅이 있습니다. 아득하게 그어진 땅의 선. 숲으로 덮은 하늘. 안이 밖이고, 밖이 안이되고, 위가 아래며 아래가 위가 되는 시작도 끝도 없는 초록 길. 내겐 항상 느낄 수는 있어도 들어설 수 없는 원시림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조금이래도 더 가까이 다가서려 하면, 닿기도 전에 그만치 더 멀리 달아나는 땅에 그어진 선 같은... 들판에 핀 미나리아 제비풀과 푹신한 건조 풀더미 곁. 양 떼. 멀어야 하고 늘 낯설어야 하는 그 사람은 타우포 가는 길입니다. 1996년 6월 shadha , 2023년 4월 24일, 지난 4월 15일 1달간 백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 한 지 9일째 되는 퇴원 후 첫 외래 진료하는 날이다. 돌이켜 보면 나의 삶은 참으로 파란 만장 ..
저 쪽, 그 너머 바깥쪽 세상에 대하여 이야기 하기로 했다. 지난 여름내 킨노취 목초지에서 땀 흘리고 휴가 나온 두 명의 젊은 목동과 웰링턴에서 온 수녀의 나직한 미소. 호수에서 일을 마친 가죽옷의 늙은 어부들이 해가 지자, 하나, 둘. 밤하늘 별처럼 모여드는 작은 카페. 질 좋은 고기와 그린 피스. 감자요리와 짙은 홍차. 부딪히는 유리잔속에서 이는 맥주 거품. 그칠 줄 모르는 웃음 사이. 한편 선반에 기대어 섰던 자가 시작한 기타 연주. 흥얼대며 노래하는 사람들이 사는, 아름답게 사는 이야기가, 창 밖으로 흘러 타우포 밤하늘로 퍼질 때, 사랑.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는 거리에서 조금은 타락된 삶을 살던 자의 견디기 힘든 나락. 아! 명백해진 행복. 1996년 shadha 1996년 타우포에서 현재 타우포
욕망은 부재중. 느긋하게도 마음의 단추를 풀고 나무 밑에서 앉아서 바라보는 해록빛 타우포. 이내 청결한 자연 그림자에다 마음이 가난한 자, 쉬이 자리 내어 주고 돌아서려 할 때, 단풍꿀 향기. 욕망은 부재 중. 쉼 없이 번민하던 생각의 심지를 고스란히 벗어버리고 나니, 생식기만 하나. 달랑 남은 나는 자연인이 된다. ....1996년 shadha 백병원에서 1달간 입원했다가 퇴원한 지 1주일이 지났다. 퇴원한 후, 하루가 멀다 하고 얼마 전 뉴질랜드로 이민 간 큰 딸 가족. 손자와 손녀들과 영상 통화를 한다. 큰 딸 가족은 뉴질랜드의 북섬, 오클랜드와 타우포 사이에 있는 뉴질랜드에서 4번째로 큰 도시 으로 갔다. 1996년도 나는 업무상 출장으로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로 간 적이 있었다. 그때 가서 만..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 간다. 3월 7일 아침, 갑자기 이소라의 노래 가사가 가슴에 깊이 와닿았다. 심장병 심부전으로 1월 30일 백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가 치료를 마치고 2월 7일에 퇴원을 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시간이 흘러도 몸 컨디션이 예전 같지 않다. 소화 기능도 별로이고 기관지염도 쉽게 낫지 않는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가벼운 호흡곤란이 다시 찾아왔다. 심부전과 부정맥의 증상이 악화되어 다시 백병원에 입원하게 되다면 아마 건강..
멕시코 바깔라우라는 도시. TVN의 프로그램 의 촬영 장소여서 호기심에 구글 어스로 들어가서 산책을 해 보았다. 살아서 존재하는 동안보다 더 많은 곳을 보고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3월 1일, 오늘 몇 년 동안 폐암을 앓던 아내의 가까운 친구 부음을 들었다. 산다는 것에 대한 무상함을 느끼던 날. 슬픔에 젖은 채, 급하게 문상을 가게 된 아내, 나는 혼자 집에 남아서 영화 톰 행크스의 보았다. 얼마 전 아내를 여의고 혼자 살던 늙은 남자 오토. 여러 번 자살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고 그저 살아가던 심장병 환자였다. 오토라는 남자가 1955년에 태어나서 2022년에 심장병으로 갑자기 홀로 침대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스토리였다. 1955년에 태어난 나와 심장병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같아서 영화를 보고 난..
안나푸르나를 바라보는 트레킹 코스 중 고라파니 마을과 푼힐 전망대에 이르는 코스. 며칠 전 TV 프로그램에서 그곳으로 트레킹 하는 방송을 보다가 구글 어스로 들어가서 따라가 보았다. 어제저녁때부터 갑자기 부정맥 증상이 찾아왔다. 가슴 두근거림, 1월 말에 호흡곤란으로 백병원에 입원했다가 부정맥 약물치료를 받고 퇴원 후 20일 이상 괜찮았는데 또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푼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히말라야 산맥의 광활한 풍광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언제 가는 꼭 죽을 생명이라면 저런 풍광을 바라보며 조용히 눈을 감는 삶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푼힐 전망대 아래 고라파니 마을의 창가에 앉아서 모든 고뇌를 다 털어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요즘은 블로그를 올릴 때마다, 어쩌면 마지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지중해의 파라다이스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 호흡곤란으로 백병원에 입원했다가 2월 7일 퇴원한 후,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건강 관리를 하고 있으면서 건강에 관하여 부정적인 생각에 깊이 빠져 있게 되었다. 지병인 심장병이 데이터 상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과 그영향으로 시력도 악화되고 있다는 결과를 받고 난 이후, 심각한 우울감에 그 이후 보름 이상을 몸이 아픈 것 이상으로 마음이 더 아프게 지내야 했다. 삶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 들면서도 다시 긍정적인 생각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을 해야 했다. 아내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몸은 조금씩 기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되찾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이라는 지중해의 파라다이스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