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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가을 선유도 미루나무 아래 앉아서 아침 일찍부터 푸르던 가을 하늘이 어두운 먹구름에 가리워 질 때까지 선유도 미루나무 아래에 앉아 가을풍경을 바라보며 머물렀다. 아름다운 고독이 흐르는 섬이었다. 가을의 선유도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선유도로 가기 위해 당산 지하철역에 내려서 한강수..
마지막 낙엽을 밟으며 금강공원의 초겨울 단풍 겨울, 윗쪽에서는 눈이 내린다는데, 남쪽 항구 도시에는 가을과의 헤여짐이 아직은 아니라는 듯이 여기 저기 화사한 빛깔의 단풍들이 푸른하늘 아래 머물고 코트깃 세우고 차가운 바람속을 지날 때, 마른 낙엽들이 머리위로 눈처럼 흩날린다. 이제 몸부림을 치며 최선을 다해 막으려 했던 커다란 고뇌, 그래도 쉽게 털어내지 못했던 상념을 하늘의 뜻에 맡기고 가슴속에서 털어내련다. 하여, 붙잡고 싶었던 가을도 살며시 손을 놓아 보내 주려고 한다. 내년 가을엔 고뇌없는 행복한 가을이 되기를 기원하며....
떠나가는 가을이 아름다운 이유 유엔공원 묘지에서 차가운 바람이 옷섶을 파고 들어야 가슴에 내려 앉는 햇빛이 얼마나 따스한지 알게된다. 짧은 추억을 남겨주고 불꽃처럼 명멸하는 가을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주어진 몫 다하고 겨울을 위해서 마지막 낙엽을 남길 때, 사그락 사그락 바람결에 몸을 ..
가을 금련산 산행에서 정상에 오르고 싶어하는 욕망에 관하여... 지난 토요일 오후 P소장과 함께 황령산쪽 산기슭을 따라 금련산으로 가을 산행을 하였다. 그리 높지않은 산이지만 가파른 오르막길은 나의 심장에 부담을 준다. 뛰거나, 몇 시간씩 걸어도 괜찮은데 유독 오르막에서는 부담이 크다. 늘 ..
엄광산의 가을 상실에 대한 두려움 산이 높아 멀리까지 볼 수 있다. 브렘의 이론에 따르면 어떤 대상에 대하여 선택의 자유가 제한되거나 위협당하게 되면 그 자유를 유지하기 위한 동기가 유발되어 우리는 그 자유를, 또한 그것과 관련된 대상을 포함하여 이전보다 더욱 더 강렬하게 원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하여 만일 어떤 대상이 점차 희귀해져서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게 되면 우리는 그 대상을 이전보다 더 강렬하게 소유하려는 심리적 저항을 한다는 것이다. ....중에서.... 요즘 나는 틈나는대로 로버트 치알디니의 을 읽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잡는 불변의 법칙을 알고 싶었던 것일까 ? 누구를 설득하고 싶었던 것일까 ? 그건 바로 나였다. 나 스스로에게 무엇인가를 설득하고 싶었던..
가을날 해 질 무렵 동성로에서 대구 동성로, 중앙공원, 국채보상공원 산책 이내 가을의 밤이 도심에 내려 앉으려 할 무렵, 나는 대구에서의 업무를 마치고도 부산으로 내려가지 않고 있었다. 누구, 만날 사람도 없고, 어디, 딱히 가야 할 곳도 없고, 바람은 꽤나 쌀쌀하게 불어와 가슴을 파고 드는데, 나는 그저 집시처럼 대구 중심가 동성로를 헤메고 다닌다. 가을이기 때문일까 ? 아직 부산까지는 내려오지 않은 단풍과 낙엽때문일까 ? 동성로, 총각이던 시절의 겨울날, 부산총각이 대구처녀와 학교에서 눈이 맞아 친구중 처음으로 결혼하게 되던 때, 친구들과 함을 지고 대구로 올라와 푸짐하게 대접받고 함값으로 받은 돈을 들고 눈내리는 동성로의 밤거리를 돌며 얼큰하게 취하여 기분좋게 놀던 그 겨울밤 이후 오랜 세월을 두고..
가을의 斷想 덫 가을부터 겨울까지에 이르는 풍경들이 좋다. 푸르른 하늘아래 코스모스가 어우러지게 피어 한들거리고 노오란 은행잎과 단풍이 커피향과 멋드러지게 어울리며 찹찹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속에 멋낼 수 있는 옷차림을 할 수 있어서 가을이 좋다. 그러나 틈틈이 담아 두었던 2004년 이후의 나의 가을 풍경속에는 왠지 알 수 없는 아픔이 배여 있다. 사업의 실수로 인한 악연의 덫 하나가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심장을 죄고 있으면서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단 하나의 덫만 털어 낼 수 있다면 나는 부유하지 않아도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임에는 틀림없는데, 그것은 내 삶의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하려는 운명의 덫처럼, 나의 마음의 여유와 심장을 파먹어 가고 있다. 이 가을에는 그 악연의 덫을 털어..
가을은 천년고도의 향기를 따라 신라 밀레니엄 파크 1 천년고도와 화랑도량 토요일 아침 5시반경 나는 어떤 악몽이나 꾼 듯이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지난 밤 2시가 넘어서 잠이 든 탓으로 아직 눈꺼풀에는 잠이 머물러 있었으나 다시 잠들고 싶지 않아 거실에 나와 머물 때, 동이 터오기 시작했다...
김해 연지공원 산책 떠나가는 가을 끝자락을 잡고 옷깃을 여미여야 했다. 금새 왔다가 금새 떠나버리는 가을. 그냥 그렇게 보내기가 아쉬워 돌아오는 길에 가야古都 김해 연지공원 가을 뜰에 몸과 마음을 내렸다. 어두운 구름이 푸른하늘을 가리고 있지만 가을 뜰의 달콤한 유혹은 향기로운 고독을 뿜는다. 눈이라도 내리면 더 좋으련만, 아직은 지나친 욕심이다. 채 낙엽지지 않은 나뭇잎들이 가을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천천히 걷자. 아름다운 가을 그리 보내고 겨울 여행을 준비하자. 내게 아름다운 곡 Moldova를 처음 알려준 사람, 그 분의 안위를 궁금해하며...
대구수목원의 고운 가을빛 공은 바닥을 쳐야 튀어 오른다 지난 여름 분홍빛 우산이 놓인 영상으로 시작된 비오는 날의 초록빛 아름다운 풍경이 있던 대구 수목원이 가을이 되어도 뇌리속에 맴돌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영상을 담은 벗의 발자욱을 따라 심란한 마음을 삭히기 위해 초록빛 정원 대구 수..
가을에 만난 카페에서 Cafe Cesil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 파란 물로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 위하여 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 그곳에 어린 시절의 고향이 돈다 그립다는 거, 그건 차라리 절실한 생존 같은 거 가을은 구름밭에 파란 우물을 판다 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하여. ...<가을> 조병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