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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진주 남강의 추억 본문

독백과 회상 1999

진주 남강의 추억

SHADHA 2025. 3. 13. 09:00

 

 

장대동 어느 극장 매표소 창구가 닫혀있다.

어떤 영화이든지 상관없이 

마지막 상연되는 영화를 보고 싶었다.

지리산 하얀 눈 냄새를 담은 겨울밤 차가운 바람이 

가볍게 일어난다.

 

집 잃은 한마리 개처럼,

이 골목, 저 골목,

낯선 거리를 방황하다가 잘못 든 길목에서

화려한 홀 복위에 싸구려 모피를 걸쳐 입은 짙은 향수의 여인들이

쥐뿔도 없는 사람의 팔목을 잡아끈다.

논개가 일본 왜장 허리를 잡아끌 듯 끌어 당긴다.

 

남강으로 가자!

그 하늘에서 얼어붙은 별들을 만나러 가자.

어차피 초록은 동색인데 기왕 외로운 형상을 한 것들끼리 만나자.

망경동 망진산에 붙은 달.

남강에 얼어 붙어 있는 달.

달이 두 개 뜬 남강.

.... 나, 내일 쌀 찍어 짊어지고 갈 수 있을까?

 

강변 여관방에 

햇살이 들어 햇살 따라 남강 강 둑으로 나서니,.

겨울 아침 햇살에 금빛 찬연한 다리.

의암과 진주성 앞에 서있는 진주교와 남강에 빠진 진주교.

금빛 다리가 두 개인 진주 남강.

밤새 내려앉은 하얀 서리와 야상 풀밭 사이를 산책하고,

 

진주 남강에서는

밤에는 달이 둘,

아침에는 금빛 다리가 둘.

 

 

1985년 전 후로 진주 학생과학관 설계로 시외버스를 타고 출장을 자주 오던 곳.

진주 남강가 늘어선 장어구이 집들 중. 단층 건물 옥상에 붉은 텐트를 쳐놓은 집.

굳이 그 집 옥상 평상 위에 앉아서 남강을 바라보며 장어구이 먹기를 즐겼었다.

그 후,

처음 운전을 하기 시작했을 때, 혼자 운전하는 첫 고속도로 주행에서

부산에서부터  앞에서 달리는 고속버스 꽁무니만 보며 진주까지 따라 왔었다.

전라도 장거리 출장 시엔 중간 기착지로 늘 찾던 진주에

1998년 12월 1999년 1월.

그 추운 겨울에 자주 찾게 된 이유는 거창한 업무를 만들기보다는

약간의 쌀이라도 살 수 있는 몇 푼의 돈이라도 벌어보기 위해서였다.

나를 부른 사람들과 진주 시장 근처 허름한 식당에서 처음 먹어온 숭어회가 맛있었던 밤.

... 산청 작은 농원 계획 및 사업 계획사 작성 때문이었다.

 

<1999년 독백와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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