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깊고 푸른 샘 (160)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푸른샘 3 라비크와 깔바도스 한 잔. 07/02 절망적인 몸부림에 빠진 상황에서 기구한 상봉과 사랑이 이루어지고, 허무하고 냉소적이면서도 짙은 인간애가 배어 나오는 한 마디 한마디에 매력적 성품이 확실한 라비크. 모두들 렛트 바틀러냐, 에쉴리냐로 분분할 때 나는 이미 '개선문'의 라비크를 만나고 ..
푸른샘 밀실에 갇힌 다나에의 꿈이여 06/30 천둥과 번개를 구사하던 제우스는 얼마나 우람한 모습이었을까요. 하늘을 지배하는 자, 세계를 통치하던 자가 손수 黃金의 雨로 변신하여 청동 밀실에 갇힌 왕녀에게 다가갔을 때, 그는 또 얼마나 부드럽고 다정한 남자였을까요? 오랜만의 閑暇, 야외에서 온..
푸른샘 3 1812년 '장엄 서곡'과의 만남 06/30 세상이 만들어지던 첫 날에 하나님은 빛과 어둠을 갈라 놓으셨고 그 빛을 통해서 우리는 이 아름다운 세상을 봅니다. 그 이후로 오늘도 새벽은 저 먼 곳에서 빛을 불러모아 어둠을 배웅합니다. 사라진 어두움의 공간적 경계, 지표를 파서 조용히 한 알의 씨를 ..
푸른샘 3 희랍인 조르바, 그는 아마... 6.28 오르봐 (안녕)! 그를 항구에서 만났습니다. 세계를 지붕삼아 떠도는 여행자, 생을 탐구하는 영원한 자유인, 그는 아마 지금도 No! No!라고 말할 것입니다. 내 운명에 걸린 제한된 삶의 모습을 향해 ... 그는 함께 가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나로 하여금 날아라 합..
푸른샘 3 하늘과 바다와 도시가 잿빛으로... 06/26 호쾌하게 쏟아지는 장마비 속에 무작정 걷고도 싶은, 그러다가 슬쩍 눈물도 섞어버리고싶은 블루 톤의 월요일입니다. 장미꽃 향기와 샴페인의 세례로 누린 호사 속에 여왕처럼 보낸 휴일인데도, 도시 안의 고요와 잿빛 부력은 금새 우울의 증세를 도지..
푸른샘 빛의 흔적을 따라 06/25 하버는 피난처, 안식처. 교량은 피안의 세계로 열리는 뜻밖의 길. 워터 뮤직의 출렁임 따라 건너고싶습니다. 태양이 잠시 멈춘 그 어느 나라에도 시간의 흐름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른 아침에는 젖은 나뭇가지 위로, 한낮엔 뭉게구름 속으로, 석양엔 금빛 잔 물결 위로 ..
푸른샘 3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라 06/23 나뭇잎 사이로 - 정 호 승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라 모든 적은 한때 친구였다 우리가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지 않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겠는가 고요히 칼을 버리고 세상의 거지들은 다 가을의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라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지 않고 어떻게 ..
푸른샘 3 카페에서 주은 쓰다만 편지 06/19 이국의 밤, 카페에 앉아 위스키 섞인 홍차를 마시며 머릿속으론 누군가에게 쓸 편지 글을 굴린 적이 있었던가. 눈 사람 만들려고, 하얀 들판에서 눈덩이를 굴리듯이... 그리고 찬 홍차를 둔채, 끄적이던 메모지를 구겨버리고 일어서서 너 때문이 아니라 한없이 ..
푸른샘 3 가을비 실루엣 속에 06/22 장 마 내 머리칼에 젖은 비 어깨에서 허리께로 줄달음치는 비 맥없이 늘어진 손바닥에도 억수로 비가 내리지 않느냐, 비여 나를 사랑해 다오. 저녁이라 하긴 어둠 이슥한 심야라 하긴 무슨 빛 감도는 이 한밤의 골목어귀를 몸에 비를 맞으며 내가 가지 않느냐, 비여 나..
푸른샘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06/21 <조그만 연못에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 오고 간다.> - 주자의 시 관서유감의 일부입니다. 스스로 푸른샘이라 칭하고 많은 사랑을 기대하고 받아왔습니다. 어느 날 밭가에 있는 이끼 낀 우물이 작명의 근원이었지요. 한편으로는 대학 때 학생회관의 로비..
푸른샘 외딴 나무아래 서서 06/20 시간의 흐름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두 가지, 사진 찍기와 상상력 더하기일 것입니다. 동화상 압축 파일에 담긴 내용을 나름의 해석 파일로 이해하는 것은 때로 엉뚱하지만, 또 다른 상상력의 힘이겠지요. 지난 밤 그토록 짙게 흐르던 새드 블루스의 여운은 아직도 '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