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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2층 구름다리 건너편에서 열차에서 내린 한 무더기 인파들이 쏟아져 나왔다.계단 중간 난간 가로등 아래에 서서 바라본다.아무리 훑어봐도 보이지 않는다. 벌써 5번째 기차가 지나갔다.열차에서 내려 구름다리를 건너온 사람들은 눈보라를 동반한 매서운 바람을 헤치고 뿔뿔이 흩어졌다.뒤쳐져 걸어나오던 중년 남자가 내게로 다가왔다.... 불 좀 빌릴 수 있을까요?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여주려던 손 끝이 바르르 떨린다..... 춥다.... 저기, 이게 서울에서 내려오는 마지막 전철입니까?... 잘은 몰라도 한 대 정도는 더 있을 거요.등을 돌려 서둘러 가는 그의 뒷모습 너머로 하얀 눈이 계속 내린다. 역 광장 길 건너 매산로에서 지하도를 건너와서 남자들 유혹을 해대던,지하도 입구와 공중전화박스 근처에서 서성거리던 여인..
독백과 회상 1999
2025. 3. 26.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