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깊고 푸른 샘 (160)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푸른샘 저 물처럼 쉼 없이 흘러야... 06/13 저 물처럼 쉼 없이 흘러야... 내 지금 바라보는 바다는 갯벌따라 멀리 달마중 가는 서해이리라. 어린 갈매기 낮게 날며 비행 연습을 하던 방파제 주변엔 밀물 끝자락에 매달린 낡은 어선 두어 척... 서쪽으로 흐르는 강들은 모두 느리고 유연합니다. 강들은 어르..
푸른샘 누군들 밤의 냉혹한 마법을 감당할 수 있으리오 05/26 누군들 밤의 냉혹한 마법을 감당할 수 있으리오 만일 당신이 어떤 것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순응, 또 다른 형태의 지배를 가져오게 될 또 하나의 반응이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당신은 일련의 반응을 가질 수 있고..
푸른샘 조르바의 영혼을 닮아버린 자제불능의 밤. 05/25 조르바의 영혼을 닮아버린 자제불능의 밤. 세 사람은 모두 황홀한 기분이었다. 꽤 오랫동안 아무 말도 서로 건네지 않았다. 우리는 영혼이라는 이름의 짐을 지고 다니는 육체라는 이름의 짐승을 실컷 먹이고 마른 목은 포도주로 축여 주었다. 음..
푸른샘 바다는 황량하고 쓸쓸하여라... 04/23 바다는 황량하고 쓸쓸하여라... (T. S. Eliot 의 '황무지'에서) 봄 바다를 보러 나갔습니다. 목적지도 없이 달리다가 만나는 아무 바다나 보기로 하였습니다. 멀리 혹은 가까이 바다는 모두 비슷합니다. 옥색 지붕을 가진 지구의 표면 - 한 장의 파노라마입니다. ..
푸른샘 멧 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 손대... 04/20 멧 버들 가려꺾어 보내노라, 님의 손대... 멀리 있는 그리운 이여... 나는 지금, 이따금 홀로 거닐던 바닷가로 나와서 부드럽고 상큼한 갯내음 속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도시락을 싸듯 갖가지 정성들인 반찬으로 이 글을 쓰고싶..
푸른샘 Re: 하얀 기억의 꽃 가루를... 04/18 아스라님, 배꽃에 대한 감정이입, 감사합니다. 봄꽃들은 다 비슷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나만의 어떤 이유가... 그토록 진한 모티브가 되기도 하잖아요? 자주, 공감하는 글 기대합니다. '01.4.18 아스라님의 글을 옮기며 푸른샘. 매화꽃지고 벚꽃지고 그리고 배꽃이..
푸른샘 梨花雨 흩날릴 적에... 04/17 梨花雨 흩날릴 적에... 梨花雨 흩날릴 적에 울며 잡고 이별한 님 秋風落葉에 저도 나를 생각하는가 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하도다. 부안 명기 梅窓은 그 미모보다는 재기와 절개로 이름을 남겨, 최근 이 詩碑가 있는 곳 부안에 자기 이름의 공원을 갖게 되었다합..
푸른샘 꽃비를 맞으며... 04/16 꽃비를 맞으며... 새하얀 꽃구름 그늘을 따라... 夢遊의 포근한 팔 아래로 부는 훈풍에 취해 걸었습니다. 절정에 달한 꽃들은 목화뭉치 너울처럼 가볍게 날아올라 먼 허공에 걸려있었습니다. 어제 밤 잠시 내린 비에 젖어버린 滿開花는 고운 꽃잎을 낱장으로 흩날리며 벌써..
푸른샘 쿠알라 룸프르에 비는 내리고... 01/31 쿠알라 룸프르에 비는 내리고... 공항에서 한 시간을 달려 시내로 들어섭니다. 저물 녁 흩뿌리는 비에 나그네의 마음을 한없이 낮게 젖어버리고, 그래도 도착한 호텔의 입구는 설렘과 분주함이 뒤섞여있어 호기심으로 두리번거리게 합니다. 검은 톰 아저씨..
푸른샘 인도양의 바람, 섬 그리고 사람들 01/31 인도양의 바람, 섬 그리고 사람들 랑가위의 아침은 차게 식은 바람으로 시작됩니다. 한낮의 신열을 식혀주듯 간밤에 한 차례 내린 소나기로 후북히 젖은 길을 나섭니다. 새끼 두 마리를 거느린 야생 고양이가 얄밉도록 느리게 앞을 막고 지나갑니다. 택시..
푸른샘 블랙 혹은 화이트, 그 혼합과 복합의 세상 01/30 블랙 혹은 화이트, 그 혼합과 복합의 세상 어제는 설날이었습니다. 아침엔 맑은 쌀죽에다 오이 피클 비슷한 것, 그리고 카야 쥬스로 대신하였고 점심은 냉장고에 사다둔 파파야와 노란 메론으로 떼웠기에 이른 저녁을 먹자고 호텔을 나섰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