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깊고 푸른 샘 (160)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푸른샘 시월 답신 Re:가을 편지 10/04 아스라님, 한가위의 둥근 달에 간절한 염원을 띄우고 돌아서 달빛 베인 창호에 님의 향기를 흠향하던 며칠의 휴식이 꿈처럼 끝나버렸습니다. 명절 선물로 가장 반가웠던 것은 질 좋은 가루녹차 한 통, 유비가 어머니께 드리려고 품어갔던 차 항아리의 간곡함을... 다..
푸른샘 음악은 전설의 큐테리아의 띠처럼 ..... 09/26 음악은 전설의 큐테리아의 띠처럼 모든 것을 아름다움으로 묶는... 뒤늦게 유키 구라모도의 음악을 만났습니다. 초가을 들어서 입게된 진초록의 옷깃에 뿌리던 남성용 향수 <겐조>처럼 시원한 바다의 향, 대숲의 유혹이 淸美한 피아노의 선율이..
푸른샘 꿈처럼, 이슬처럼, 보석처럼 빛나는... 09/19 꿈처럼, 이슬처럼, 보석처럼 빛나는... 꿈처럼 아름다운 野生의 거리를 함께... 때로는 홀로 걸었습니다. 문득 눈을 드니 두 개의 고딕식 尖塔 끝의 풍향계가 내가 나가야할 곳, 다시 끝없이 바람이 불어오고 불어가는 方向을 말없이 일러줍니다. 수정..
푸른샘 아픈 그대에게 무엇을 보내리. 09/22 아픈 그대에게 무엇을 보내리. 음악이 향기처럼 흐르는 곳에 선 채로 짙푸른 末茶 한 잔을 마십니다. 어제의 석양이 지구의 심장을 뚫고 되돌아 온 듯 은빛 실크의 구름을 이끌고 아침은 우아하게 밝아옵니다. 계절의 향기 깊어진 구월에 茶香은 비강을 지나 ..
푸른샘 뉴욕, 누구에게나 이야깃거리가 있는 도시. 09/13 뉴욕, 누구에게나 이야깃거리가 있는 도시. 오래 전 잠시 들렸던 미국의 동부 도시 중에서 내게 가장 많은 감정의 질곡을 주는 곳이 뉴욕입니다. 밤늦게 도착한 보스톤의 로건 국제공항에서 느끼던 소름끼치는 두려움과 낯설음이 해가 뜨자 사라..
푸른샘 여름일기 -핏빛 노을을 토하는 석양 08/27 핏빛 노을을 토하는 석양에 배산임수의 넓은 들판을 지녀 마냥 부유했던 이 동네의 고샅이 언제부터인가 퇴락의 쓸쓸한 그림자를 지웁니다. 대부분이 도회로 떠나버리고 노인이나 낙향한 자식이 쓸쓸히 남아서 농사를 힘겹게 짓는 까닭입니다. 그래도 ..
푸른샘 여름일기-나무와 나무들의 오후 08/26 나무와 나무들의 오후는 목수 김씨의 일 하는 품새를 보면 어쩔 수 없이 몸살이 나거나 어깨에 담이 걸리게 되어 있습니다. 내가 첫해 밭을 매던 때처럼 어찌나 일을 깔끔히 해두려고 하는지, 그래도 세월이 지나면 좀 요령이나 순서를 달리하겠지요. 그는 ..
푸른샘 여름일기-뭉게구름은 계란 거품처럼 피는 오후 08/25 뭉게구름은 계란 거품처럼 피는 오후에 와이자 형태로 갈라진 곳에 이르러서 깜박 들어선 길이 송강로, 원효사 가는 길입니다. 언제나 왼쪽 조금 아래로 향한 길을 택했는데 오늘은 조금 치솟은 오른쪽 길로 잘못 들어서고 보니 넘어진 김에 ..
푸른샘 여름일기-모기처럼 날아 태양처럼 쏘는 정오 08/24 모기처럼 날아 태양처럼 쏘는 정오에 어머님 산소는 문중 산의 조금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는데도 너른 앞 들내가 훤하게 보여서 가슴이 탁 트이는 전망 좋은 곳입니다. 달리는 도중 가느다란 실비가 내려서 일을 못하나했더니 큰애는 도리어 ..
푸른샘 여름일기-젖은 구름 고요한 아침 08/23 젖은 구름 고요한 아침에.. 아직 시내를 달리는 중 친절한 택시 기사가 뒤 바퀴에 바람이 빠졌거나 펑크라고 일러주고 갑니다. 부득이 카 센타에 들려서 확인을 하고 바람을 좀 넣고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나는 오늘의 택스트로 들고 나온 <목수일기>를 ..
푸른샘 여름일기- 어떤 인어공주의 새벽. 08/22 1)어떤 인어공주의 새벽은... 요즘 들어서는 방학중인 대학생 두 아이들이 밤늦도록 뒤채고 서대는 통에 거의 새벽 두시가 되어야 자게 됩니다. 아마 그 후로도 두 놈들은 교대로 컴과 비디오를 차지하며 놀다가 또 의기투합하면 나가서 당구를 한 게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