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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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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어느 때 보다 춥고 암울한 겨울이 계속되고 있었다. 혹한의 추위이거나 흐리거나 비 오거나 태풍같은 바람이 불거나.... 1월에 백병원에서 진료 중 받은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아주 나쁜 결과를 통보 받았다.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태의 심장 건강 상태 !.... 시한부 판정을 받은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저혈압에 가까운 혈압이 계속되어서 미세한 어지러움이 진행되었다. 나의 일상은 여전히 변함이 없으나 나는 이미 아내와 병원에서는 중환자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 담당의사는 2월 초에 새로 나온 심장약을 추가하자고 하였으나 그 결과는 알 수가 없다. 아직은 조금 더 건강하게 살고 싶으나 그 또한 알 수가 없다. 그런 현실보다 나를 더 슬픈게 하는 것은 날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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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그것을 느끼지 못했다. 삶과 죽음이 얼마나 가까이 공존하는지를. 그것은 나와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일상처럼 와 있음을 처음 알게 되었다. 죽음은 언제나 바로 우리 곁에 검은 옷을 입고 서 있었다. ............. 1999년 10월 심부전으로 처음 해운대 성심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면서 니콜 키트만 1. 콧구멍으로 바람이 든다. 아주 미미한 생명 바람이 든다. 오늘이었는지, 어제였는지, 영안실로 실려나간 사람의 냄새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병상에 눕혀진 채 산소 호흡기가 코에 꼽혔다. 한 달만의 깊은 수면에 빠졌다 잠시 눈을 뜨니 중환자실로 처음 들어설 때, 하얀 커튼을 사이에 둔 바로 옆 병상에서 심한 구갈증의 기침을 해대던 할머니가 가족들의 나지막한 울음소리와 함께 영안실로 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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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파이니스트 카인드 Finestkind, 2023 감독 브라이언 헬겔랜드 출연 벤 포스터, 토비 월레스, 제나 오르테가, 토미 리 존스 (01) 1.02 ***....................................................................................... 제로 다크 서티 Zero Dark Thirty, 2012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제이슨 클라크, 조엘 에저튼, 카일 챈들러 (02) 1.03 ***................................................................................... 나폴레옹 Napoleon, 2023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호아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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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새로운 첫날이 시작되었다. 건강상으로 아주 힘들었던 2023년이었다. 지병인 심부전에 기관지염이 겹치면서 신장 기능까지 현저하게 떨어져서 백병원에 4차례에 걸쳐 입원하여 2개월 정도를 병상에 누워 있어야 하는 시간을 보냈다. 비교적 건강하게 살던 삶이 주기적으로 입원을 해야 하는 슬픈 삶으로 바뀐 2023년이었다. 더 슬픈 것은 나의 병이 더 나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살아는 있는데 그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규제는 많아졌다. 짜고 맵고 기름진 음식들은 피하라고 하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별로 없게 되었다. 그래서 생 오이를 즐겨 먹는 식성으로 바뀌었다. 우선 다리 부종으로 가벼운 일상은 괜찮지만 오래 걷는 것이 많이 불편해졌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 슬프고 곁에 있는 아내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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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계속되는 8월, 잠시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가 푸른 단풍나무 아래에 섰다. 지난 6월 이후 꾸준하게 올리던 블로그도 하나 올리지 않고 조용한 일상을 보냈다. 연속하여 갈 나의 삶을 체념한 듯이 그리 보냈다. 올해 1월 말에 겨울 산책을 하다가 지병인 심부전에 기관지염이 겹치면서 1월, 3월, 5월에 세 번이나 백병원에 입원했었다. 3월에는 중환자실을 경유하여 1개월 이상 병실에 누워있었다. 그러는 과정에 심장 기능은 더 나빠지고, 신장(콩팥) 기능도 나빠졌다. 1달에 한 번 백병원에 가서 여러 가지 검사도 하고 정기 진료를 받고 약 처방을 받아서 귀가한다. 그러나 언제 다시 병원에 입원할지 알 수가 없다. 완치는 전혀 불가능하고 더 악화되지만 않으면 그것이 최선인 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식생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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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회귀선에 걸린 세계에서 가장 작은 대륙.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나라. 오세아니아의 맹주인. 오스트레일리아. 육월에는 북 회귀선 쌍둥이 별자리로 자리를 옮겨 버리는 태양의 변덕으로 하여, 남 회귀선의. 캥거루의 땅은 낙엽 지는 늦가을. 서쪽의 인도양과 남쪽의 남극해. 동쪽의 태평양 산호초로 둘러 싸인, 파푸아 뉴기니에서 태즈메이니아 섬까지의 대륙붕. 그 동쪽 해안을 향해. 태즈먼 해를 건너 그레이트 베리어리프의 산호초를 넘는다. ...........1996년 6월 shadha 1996년 6월 현재 시드니 (구글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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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은 거의 같다. 같으면서도 또 다른 낯선 세상이다. 내 것에 대한 애착을 두고 바라보는 그 낯선 세상이 신기하기만 하다. 투명하게 맑은 공기, 원색에 가까운 하늘, 초록빛 정적마저 감도는 전원 속 검소한 사람들의 땅. 우리의 기준으론 도무지 심심해서 못 살 것같은 재미없는 땅. 그 재미 없는 땅에서 재미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미소는 맑은데, 이제 그 땅을 떠나려 한다. 초록빛 공기와 푸르기만 한 하늘과 남극의 향기을 가슴 가득히 담고... .....1996년 6월 shadha 1996년 6월 뉴질랜드 타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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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여덟 번 솟아오르는 와카레와레와 의 간헐천 유황 연기와 호수의 은빛. 북향에서 쏟아지는 순수 자외선의 청록색 호반 마을. 호숫가 느릅나무 아래 자줏빛 수국꽃 만발하고 물오리 떼 물마루에 모여 나는 듯, 앉는 듯. 막혔던 구름 신비로이 터진 틈새로 호수 깊숙히 가라앉았던 하늘이 솟아 오르고, 몇 종류의 알수없는 섬광들이 가로막은 어떤 정념들을 벗기어 내니, 보이는 땅과 호수의 본능사이로 꿈틀이는 욕망. 걸러지지 않은 빛 탓으로 오랜 습관의 방향 감각마저 잃어버리는 양지쪽이 북쪽인 타우포. .....1996년 6월 shadha 1996년 타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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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 월의 환상인 줄 알았다. 천국 인줄로만 알았다. 미치도록 파란 하늘이 눈부신 하얀 예배당 지붕 위에 엎질러졌다. 앞뜰 선명하게도 붉은 단풍나무 위에로, 환상 속으로 흐트러져가는 꽃잎새로, 그 뜰 위에로, 노란 은행나무길 위에로도 쏟아져 버린 하늘. 투명한 파랑, 눈부신 하얀, 불타는 빨강, 숨 쉬는 초록, 꿈인듯한 노랑. 피에르 몬드리안의 감각으로도, 미다스의 손길로도, 이 6월의 가을을, 캠브릿지의 가을 풍경을, 만들 순 없어... 눈도, 심장도, 현실로 받아 들이려지 않으려는 벅참. 그래서 천국 인줄로만 알았다. 2. 가을비 그친 1번 고속 국도변, 와이카토 강변의 작은 전원도시. 평등주의 기풍의 성공회 교회, 영국보다 더 영국적인 거리. 뜰 마다 하이비스커스... 6월의 가을, 어느 잔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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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버브릿지를 지난 한줄기 바람이.... 흰 갈매기떼가 사는 흑사 해변에서 불어오는 그 바람이, 무슨 바람인줄도 모르고 어디로 불어갈 바람인줄도 모르고, 이내 원트리 힐 중턱의 하얀 거주지 창가에 핀 한 송이 꽃. 그 화분아래 이끼 낀 오랜 고독속으로 부터 돌아드는 바람이.. 이리론지. 저리론지, 불확실한 소유 속에서 확실하고픈 사랑 확인이, 확실한 소유속에서 불 확실한 사랑 확인보다 천배나 만배나 더 어려운 줄도 모르고, 그저 그 바람이 늘상 쉽게 지나치는 그런 바람인 줄로만 알았는데.... 2. 어느 가을 밤 고운 목덜미에서 풀어 쥐어주는 목걸이를 받아든 손 끝에 아리한 아픔이 올 때. 하아, 그제서야 떠나려는 바람인 줄 알고.. 훌쩍 지나쳐 숨어버린 바람 끝. 끝자락을 잡으려 하나, 잡히려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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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토요일, 오전 약간 흐린 날씨이지만 산책하러 가자고 제안한 아내와 부산시민공원으로 향했다. 너무도 자주 산책하러 왔던 부산시민공원이지만 올해 백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하기를 반복하면서 한 번도 오지 못했다. 건강 회복이 완전하지 않아서 걸으면 다리에 힘이 많이 풀려서 산책하기에 많이 힘들지만, 꾸준히 다리 근육 향상을 위해 계속 걷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몇 개월 전 백병원에 처음 입원하기 전에 비하면 건강상태가 극과 극의 상태로 변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공원 한쪽 뜰에 수국들이 피어있었고 꽃을 좋아하는 아내는 꽃밭을 거닐며 즐거워했다. 걷는 중간중간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벤치에 앉아서 쉬거나 길목에서 서서 6월의 봄 풍경을 즐겼다. 그리고 부산시민공원의 북서쪽 끝에 위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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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지협을 따라 들다 무심코 바다에 빠진 하늘. 그 하늘따라 다시 하늘로 간 바다. 어느 무신론적 실존주의자 눈에도 보이는 하느님 얼굴. 퀸 엘리자베스 광장에서 떨어지는 낙엽새로 본 하늘입니다. 윤회설을 믿는 남 태평양의 어떤 푸르름이 투명한 가을 스펙트럼을 지날때, 플러스 페리 터미널 앞에서 하얀 새알이 되는 기적. 넋 나간 덜 떨어진 점성술사. 아침부터 마냥 하늘만 쳐다봅니다. 태초에는 하늘이 바다. 바다가 하늘이 였을까 ? ...............1996년 6월 shadha 1996년 오클랜드 플러스 페리 터미널 현재 메리타임 뮤지엄 (구글어스 자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