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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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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으로 밋밋한 오르막길 ...퀸 스트리트. 한번은 에메랄드. 또 한번은 순 백색. 그리고 또 한번은 맑은 청옥색으로 변신하는 하늘 가까운 거리. 간밤에서 부터 강한 호기심을 못 이겨 뛰쳐나온 낯선 여행객에게 무한정의 무료함과 무 재미로 산책 20분 만에 호텔로 돌려 보내버리는, 오후 6시만 지나면 모든 상점 문을 닫아버리는 성공회 신자같은 타락할 수도 없는, 융통성을 부여하지도 않는 무정한 거리. 유럽적인 얼굴로도 지독한 모랄리즘으로 사는, 메이오랄 드라이브 거리와 만나는 끝 시청 광장에서 끝낸 오클랜드 다운 타운. 2. 우선 우주 끝까지 다 보일 것 같은 그런 하늘. 오염될 수 없는 공기 탓으로 유리며, 돌이며, 모든 형태물까지 원색 치장된 동화나라. 선명함. 금빛으로 타는 가을 가로수. 불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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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하얀 배의 뉴질랜드 굴뚝새 한 마리 쿡 스트리트의 굽이치는 언덕길을 날아, 빅토리아 마켓 붉은 굴뚝 위로... 잠시 머물다간 동쪽 와이티마티 항구로 가는 길목. 빅토리아 파크의 가을 속으로 숨어 버려, 낯선 땅에 안기어 가는 초행길의 식민지 개척자의 발걸음은 외로운 마르카토. 남은 하늘빛으로 원색의 페인팅이래도 천박 스럽지 않은 낙엽 지는 노란 은행잎새의 어떤 신세계. 아! 과다한 빛. 보라빛, 초록빛 자수정 목걸이를 골라 품에다 담고 빅토리아 파크로 나설 때 심장 가득 번지는 하늘 냄새. 1996년 6월 shadha 1996년 빅토리아 파크 현재 빅토리아파크(구글 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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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태평양 멜라네시아 남쪽 끝. 오스트레일리아 남동쪽 1600 km. 뉴질랜드. 불의 신 마누이. 하늘과 땅을 반으로 갈라놓고, 거센 밧줄을 던져 태양을 매어 달고는, 날마다 신생의 땅을 덮으려 했다는 마오리의 전설. 기인 흰 눈의 나라. 인류의 마지막 상륙지. 폴리네시아, 어떤 섬에서 정처 없이 왔던 어부 쿠페의 땅. 네덜란드 탐험가 태즈만의 노바젤란드. 새 바다의 나라. 남극해로 가는 길목. 케르마데크 해구 곁에 선 1840년 영국 자치령. 쿡 해협으로 나누어진 2 개의 큰 섬 중 북쪽 섬. 새로운 꿈을 꾸러 온 자가 제일 먼저 도착한 투명한 땅. 오클랜드. 2. 태양은 , 그 태양은 마오리족의 전설 때 부터 시방까지 그대로 그 자리였다. 밧줄을 풀어 떠나라. 떠다 밀어도 떠나려 하지 않는,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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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선線를 넘어 남극으로 향하는 길목의 바다. 그 태평양에 뜬 섬들은 미크로네시아 군도와 폴리네시아 군도, 멜라네시아 군도, 그 중 오세아니아에 속하는 총면적 약 15만 5400km2. 검은 섬들, 멜라네시아. 뉴기니섬 비스마르크 제도 파푸아 뉴기니 솔로몬제도 뉴 헤브리디스 제도 바투아니 누벨칼레도니 제도 피지제도를 포함하는 산호초에 둘러싸이거나 태생식물 맹그로브에 뒤덮인 섬들. 그 빛이 참 아름답다.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그 땅과 바다와 삶이 전설과 초록빛이 짙은 푸른빛과 어우러져 신비롭게 느껴져 더더욱 그리 느낀다. 금새 밟을 수는 없는 땅이지만 언젠가는 밟아야 하는 땅이기에 태평양 지도를 펴 놓고 손가락 배를 타고 섬 하나 섬 하나 짚어가 본다. 그 손가락 끝으로 그들의 삶과 꿈과 바다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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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주 오래전 도스또옙스키에 심취하던 친구 녀석이 돌연히 해양 소설가가 되겠다며 대기업 좋은 자리를 박차고 어선 항해사가 되어 바다로 나갔다. 그 보다 훨씬 더 오래전 작은 삼류 개봉관에서 보았던 영화 의 아름다운 바다 영상이 떠 올리어져서 그는 망연히 다가오는 그 환상만으로도 나의 우상이 되었다. 그의 시원스런 웃음소리가 아스라이 잊혀 갈 무렵에야 이국적인 붉은 스탬프 찍힌 그림엽서 한 장 받아 들었는데. ...... FIJI 그는 피지섬의 고기 잡는 원양 선원이 되었다. 2. 그 후로도 한 해가 꽉차게 흘렀을 때, 표면이 매끄러운 자켓의 레코드판 피지 민속그림과 토속음악을 담은 레코드판, 한 장을 겨드랑이에 낀 채 그가 돌아왔다. 오랜만의 해후로 같이 지낸 그 밤에 ..... 선창가 선술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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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기착지. 남태평양 멜라네시아 제도. 피지 파브레브섬 서쪽 끝. 나디 국제 공항. 토마나비 산아래 광활한 목초지에서 사탕수수가 익는 열대 해양성의 땅. 그 상공에서부터 고립된 카타르시스 속. 연록빛 산호초 바다밭 위에서 하늘 금 세공사의 손길로,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상아 여인으로, 장난질 치는 구름. 총체적인 건망 상태. 비수기의 텅 빈 기내. 하늘 풍경에 넋을 잃은 자 곁에 다가와 앉는 옅은 장미향의 스튜어디스. ...... 하얀 백사장과 비췻빛 바다. ...... 야자수 아래 환상적인 방갈로.. ...... 정열적인 열대 재스민 꽃 향기. ...... 그러나 여자 혼자만의 피지의 휴가는 너무 외로워서, ...... 하늘과 낯선 곳으로만 늘 떠다니며 살아야 하는, ...... 그 외로움과 몇 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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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어느 하얀 모래톱에서, 해변말미잘 류類의 생명체로 살았더라면, 외해外海의 맞은편. 멜라네시아 제도의 풍경만으로도, 에메랄드 빛 남南태평양 풍경만으로도, 바람 부는 쪽을 향해 앉아 수심 깊어지는 곳으로 발을 뻗고, 밤이면 남극으로 향하는 별들을 보다, 조금씩 굳어가기만 하면. 이내, 카티부의 산호초가 될 것을... 갈등이나 번민없이도. 자넷 프레임의 시詩를 암송하며, 순수한 자포동물에서 아름다운 대보초의 군체 중 어느 하나가 되는 것으로... 아무런 바램도 없이..... 1996년 shadha 28년 전인 1996년에 업무상 출장으로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 간 적이 있었다. 당시 중간 경유지 피지 국제공항에 잠시 머물다가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향했다. 지금도 그 기억은 생생한데 나는 나의 생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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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꽃은 아름답게 피었는데... 아내는 내 책상 근처에 여러 가지 꽃 화분을 심어 놓았다. 1달 전에도, 지금도 봄 꽃은 여전히 피었는데, 나는 그 사이 또 10일 간 백병원에 입원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언제 또 입원하러 갈지 알 수 없다. 며칠 후가 될지, 한 달 후가 될지, 1년 후가 될지 전혀 알 수 없다. 작년 12월과 2023년 5월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작년 12월까지의 나는 지병인 심부전을 가지고 있었으나 6개월에 한 번 내원하여 진료받고 6개월치 약을 처방받아오던 비교적 모든 것에 자유롭고 안 아픈 것 같은 사람이었으나, 2023년 2월 이후, 심부전과 기관지염이 겹치는 감기를 앓으면서 심장과 신장 기능이 심하게 나빠지면서 중환자가 되었다. 나에게 주어진 삶, 그 생명의 시한이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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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아침인 줄 알고 눈을 떴다. 그러나 창 밖은 아직 밤이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반. 아침이 시작되는 여명까지도 한참이나 남았다. 어쩌면 영원히 여명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는 익숙해진 병상에 나는 누워 있었다. 지난 4월15일에 약 1달간 입원했다가 퇴원하고 귀가한 후, 5월7일 다시 20일 여일 만에 다시 백병원 응급실로 가서 입원했다. 폐부종....폐에 물이 차는 증상. 응급실로 가기 전 이틀간 밤새도록 잠을 자지 못하고 고통의 밤을 보내고, 스스로 택시를 타고 백병원 응급실로 간 것이다. 그리고 폐에서 물 빼내는 시술을 받고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가 되었다, 퇴원한 지 20여일 만에 다시 입원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나 나에게는 그것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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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에 입원하여 병상에 누워 있을 때, 중간중간 의식이 돌아올 때마다, 간호사들이 근무시간 교대하고 들어 올 때, 한결 같이 손에 들고 있는 커피잔. 그 향기. 4월 15일, 퇴원하는 날, 태우러 온 작은 딸이 물었다, .... 아빠 뭐가 제일 먹고 싶어? .... 카페 라테! 그리고 생선 초밥. 중환자실에 있었던 2주간은 주사기에 연결된 액체로 식사를 대신하였고, 준중환자실로 옮긴 후에는 식사가 나왔으나 너무 맛이 없었지만 독한 약을 먹기 위하여 나온 식사량의 1/3 정도를 억지로 먹었다. 그래서 입원 1달 만에 9kg의 체중이 빠졌다. 그래서 먹고 싶은 음식들이 너무 많았다. 내 몸에서 원하는 음식들이라고 생각한다. 퇴원하여 집에 도착한 후, 작은 딸이 배달 시켜준 생선 초밥과 연어회, 그리고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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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나는 나란히 광복동 거리를 지나 용두산 공원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기는 했으나 추운 줄도 몰랐다 광복동에서 용두산까지 오르는 계단은 194계단으로 한참이나 올라야 했다. (지금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 하지만 그녀와 단 둘이 같이 걷는 것만으로도 마치 꿈꾸는 것만 같았다. 그 계단이 거의 다 끝나고 용두산 공원에 들어설 무렵, 그녀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나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와 광복동, 남포동의 화려한 불빛들이 같이 어우러져 정신마저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따뜻하고 향긋한 그녀의 입김이 내 얼굴에 닿는 순간, 뜻하지 않은 그녀의 질문이 날아왔다. ...니는 우리 친구들 중 누구를 좋아하는데? ... 나는... 없다... 잘 모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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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낙관주의자 한 사람이 가을비 내리는 날 머문 와이라케이 리조트. 뉴질랜드 건축가의 깊고 섬세한 마음이 얇고 가벼운 손길로, 또는 단아함으로, 하얀색과 초록. 건축가의 연출 의도대로 계절 따라 색상과 형상의 시나리오에 맞춰 연기하는 나무와 풀, 하늘과 구름까지.. 흩뿌려진 선연한 풍경의 낙엽. 흐르는 듯, 내리는 듯, 가을비 실루엣. 편안한 안위감으로 깊은 휴식을 가지려 하나, 또 다른 외로움. 숲 속 외딴 옥외 온천 풀 POOL. 온천수에 몸 담그고 올려다본 하늘. 개여가는 밤 하늘 틈새로 나온 별 하나. 나의 벗은 몸에 놀라 눈 감아버리는 와이라케이. ....타우포 호수에서 낚시로 잡은 큰 송어 한 마리. 와이라케이 리조트 RESTAURANT에서 저녁 메뉴로 요리해 주어서 빵과 함께 푸짐한 만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