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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海雲 최치원과 동백섬 7월 해운대 거칠은 밭 언덕 쓸쓸한 곳에 탐스런꽃소이 가지 눌렀네. 첫 여름 비 갤 무렵 가벼운 향기 보리 누름 바람결에 비낀 그림자. 수레 탄 어느 누가 와서 보리오. 벌나비만 부지런히 서로 엿보네. 본시부터 천한 데 태어났기로 사람들의 버림받음 참고 견디네. ...최치원 < ..
여름 태양을 기다리는 해운대 7월 雨期속에 든 7월의 해운대. 횅하게 비어있는 긴 백사장에 쓸쓸한 적막감만 흘렀다. 어쩌면 곧 닥쳐올 정열의 폭풍을 앞에 둔 긴장감일까 ? 벌써 바닷물은 새파랗게 질려있기도 하고 또는 첫날밤을 기다리며 꽃단장하고 앉아 있는 새 신부처럼 다소곳하기도 하다. 아직..
해운대 바다와 해물스파게티 달맞이 고개 에서 하얀 천정을 보고 누워 있었다. 간호사가 나의 팔에다 주사기를 꼽는 순간부터 나는 아무 생각없이 하얀 천정만 보고 있다. 낯설다. 내가 설계한 병원이고, 이미 7년동안 한달에 한번은 꼭 치루는 일이지만 늘 낯설다. 하얀 천정에 달린 하얀 형광등 불빛속에서 문득 로마의 트래비 분수의 하얀벽이 떠올랐고, 그 트레비 분수곁에 있는 트레비 레스토랑의 토마토 소스 해물 스파게티의 환상적인 맛, 그래서 로마에 머무는 동안 자주 들르게 되었는데, 병원의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그것이 떠올랐다. 병원을 나서자 바로 해운대 달맞이 언덕으로 올랐고, 아주 오랫만에 통나무집인 언덕위의 집 창가에 앉아 토마토 해물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지중해의 바다풍경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해운..
겨울바다 해운대 겨울이 오는 날에... 가을을 보내는 비가 내렸다. 그리고는 겨울이 오기 시작한다. 그 겨울이 오는 날에 겨울바다를 만나러 간다. 해운대 지역의 태풍과 해일, 지진과 해일에 의한 건축물의 직접적, 간접적인 영향과 침수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는 논제를 맡았다. 각종 논문들과 데이터를 조사하고 분석하느라 지쳐가는 뇌를 식히고 싶어 고개들어 창 밖을 바라다 보니 푸른하늘이 나왔다. 나가야 한다. 나가야 할 명분은 있다. 해운대 해변에 조성된 방풍림을 촬영하기 위해서이다. 조선비치호텔 커피� 넓은 창가에 앉았다. 거기서 보는 해운대의 풍광이 가장 멋있다. 주어진 논제의 핵심과 전개할 STORY를 다시 구상하고 본격적인 촬영과 산책을 시작했다. 일과 산책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이 직업이 그래서 좋다..
비내리는 해운대 우리가 사는 시대 오늘도 병원에 갔다. 한달에 한번 가는 병원이지만 늘 제 날짜에 가지 못하고 많이 빼먹는다. 이번에는 비교적 제 날짜에 갔다. 남들은 건강과 생명에 관련된 문제여서 그만 오라 해도 계속 온다는데 왜 그리 자신의 생명에 무심하냐며 늘 타박을 듣는다. 절대 피우면 안된다는 담배를 계속 피우면서... 오랫동안 나의 안식처이며 피난처였던 해운대, 그리도 자주 오던 해운대를 요즘은 병원오는 날만 오게 된다. 쏟아지는 장마비속을 우산하나 받쳐들고 해운대 바닷가로 나가 산책을 시작했다. 부산에 산지 벌써 40년째이다. 그러나 정작 여름철에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것은 청년시절때의 한두번이 고작이다. 다른 때 같았으면 몇 십만명 이상의 인파들이 발디딜 틈도 없이 붐빌 해운대이건만 태풍..
안개에 젖은 해운대 해운대 상념 해운대의 하늘이 슬퍼 보였다. 바닷가에 정처없이 누운 者의 서러움에 아프다. 십수년전에 설계했던 종합병원의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이곳 저곳으로 시선을 돌려 지나가 버린 흔적들을 되새겨 보았다 머리속에 들었던 생각을 종이에 옮겨 그..
청사포와 해마루 5분간의 행복 추가 먼 바다의 끝을 만지고 싶었을게다. 그 수평선이 내가 볼 수 있는 지구의 끝이기에 그 끝을 만지고 싶었다. 내적 혼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일상적인 생활 규율을 엄수하면서도 삶과 사랑과 사색의 신비가 투명할 정도로 정제되어 있는 마술적 서정시들을..
누리마루 부산 APEC 회의장 누리마루 누리...세계 마루...정상 세계정상이라는 순수한 우리말을 가진 누리마루는 해운대 동백섬 남단에 지상 3층 연면적 905평 규모로 12개의 기둥이 건물을 지탱하는 한국전통 정자를 본떠 현대적 건축양식으로 건축했다 티타늄아연강판 소재의 둥근 지붕에 외벽은 모두 ..
동백섬 북서풍 바람이 부는 날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