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깊고 푸른 샘 (160)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푸른샘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살았다...> 09/30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살았다...> 길 떠나면 지도 읽기 싫어하는 여자, 그러나 하는 수 없이 讀圖法을 익히고 함께 물어물어 찾아가야 한다. 전주로 가기 위해 동군산 아이시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이윽고 이어지는 전주간 고속화도로를 ..
푸른샘 <잠시 낯선 곳이 그리워질 때...> 09/30 <잠시 낯선 곳이 그리워질 때...> 여름 내내 흘리고도 남은 눈물이 저 하늘에 더 있단 말인가. 가을을 재촉하는 비라지만 아열대의 스콜처럼 한낮에 소나기가 되기도 하고, 한 밤중이나 새벽에 왔다가 밤손님처럼 검은 발자국을 남기고 가버리기도 ..
푸른샘 그리운 바다 성산포 09/17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생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 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
푸른샘 <등피를 닦아 마루에 건다.> 09/05 <등피를 닦아 마루에 건다.> 떠나는 날 아침이다. 불쌍하달 정도로 지친 발을 계속 맛사지하며 뜨거운 물에 씻었다. 오늘만 잘 참아다오 당부를 한다. 역시 동녘이 가까워서인가, 5시부터 해가 뜬다. 마지막 방 정리 짐 싸기, 아침 식사는 명란젓과 연어..
푸른샘 <내 초라한 그림자에 이별을 고하고... > 09/03 <내 초라한 그림자에 이별을 고하고... > 8월에 부는 태풍이 다행스럽게 우리나라를 빼두고 일본열도를 차례로 쓸고 지나간다. 삿포로에 있을 때는 오사카에 불던 바람이 새벽엔 그저 서늘하더니 나중엔 비를 섞어서 지금 동경을 후려치고 ..
푸른샘 Boys, be ambitious! 09/01 밤새 가볍게 비가 내렸나보다. 새벽에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듯한 얇고 또렷한 빗소리에 잠이 깨었다. 그래, 누군가는 그 낭랑한 소리가 그리워서 지붕을 양철로 바꾸었다지? 아침, 정갈하게 비질된 거리에 나서니 언제부터 저렇게 피어있었나 코스모스가 한들거린다. 하늘..
푸른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08/29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루 종일을 걷다보면 부득이 자판기의 녹차나 홍차를 두 병 이상 사먹게 된다. 그래서 꾀를 낸 것이 호텔 룸에 있는 폿트의 온수에 주어진 홍차나 전차를 담그어 우린 다음 병에 담아 냉장고에서 얼려서 다음 날 가..
푸른샘 <시린 무릎 감싸 안으며...> 08/26 <시린 무릎 감싸 안으며...> 삿보로는 千歲(치토세) 공항에서 내려서 두 시간 가까이를 버스로 가야한다. 숙소는 스스키노라는 신흥 유흥가에 있었다. 삿보로의 날씨는 여름 최고온도가 24도라더니 역시 완연히 시원하다. 게다가 오래 버스를 타고 가도 ..
푸른샘 <러브레타의 오타루를 기억하며 > 08/25 <러브레타의 오타루를 기억하며 > 저녁이면 밧테리 떨어진 모터처럼 털털거리다가도 새벽이면 또 충전되어서 벌떡 일어난다. 어제도 얼마나 걸었는지 발바닥도 얼얼하고 새끼발가락 사이엔 물집이 생겼다. 그래도 뜨겁고 센 물줄기로 씻고 깨끗..
푸른샘 고즈넉한 습기로...Re:신화의 詩가 흐르는 풍경 08/25 Shadha님 변함없는 약속처럼 어김없이 立秋와 處暑가 오고 새로 한 주간을 열어가는 새 칼럼이 떴네요. 올 여름 큰애가 구상했던 그리이스, 터어키 여행은 여러 가지 염려로 불발로 끝났지만 사실 전혀 치안에 문제가 없고, 도리어 너무 친절한 ..
푸른샘 <꽃은 길 위에서 피지 않고...> 08/22 <꽃은 길 위에서 피지 않고...> 오사카 역전 엑티브 백화점의 8층, 식당가에서 점심을 먹다. 어제 쓰리던 위를 달랠 겸 그가 자세히 물어서 게살과 죽순이 듬뿍 든 달걀죽을 시켰다. 3대째 이어져온다는 이 집의 음식은 모든 국물이 각기 다른 맛으로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