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告白과 回想 (133)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산토리니의 풍경을 그리워하다. 퇴원, 그 한 달 후....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었다. 중환자실과 심장집중치료실에서 마취되어 있거나 수면제에 취해서 비몽사몽 일 때, 나는 아름다운 여행을 하고 있었다. 환상적인 음악과 함께 기차를 타고 일본의 전 지역과 베트남 사찰을 따라 여행을 하고 오스트리아에서 출발한 기차는 알프스를 넘어서 지중해 바다의 섬까지 여행을 했다. 같이 여행에 동참한 사람은 나를 돌봐주던 간호사와 담당 레지던트였던 것 같다. 그때 그 환상적인 풍경과 음악은 몽환인 듯하면서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리스의 아름다운 섬, 산토리니의 풍경이 새삼 그리워진다. 삶과 죽음,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머물렀던 순간에 만났던 환상 같은 기억은 아름다웠으나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기는 정말 싫다. 퇴..
삶과 죽음, 그 사이 무의식속에서 때론,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참으로 가늠하기 힘든 실체를 가지고 있다. 삶과 죽음이 아주 가깝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몸에 이상이 왔다고 느낀 것은 추석연휴률 앞둔 9월 19일. 악국에 들러 우황청심환을 사먹고 집으로 돌아온 날, 밤에 갑자기 호흡곤란 현상이 ..
해운대로 돌아오다... 허망함 그리고 홀가분함. 10년만에 해운대로 돌아왔다. 10년 세월의 허망함과 홀가분함을 같이 안고서... 그 10년 세월의 흔적들을 거의 다 찢어버리거나 털어버리고 왔다. 10년 전 재기를 꿈꾸며 다시 시작한 곳. 밤까지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머물며 희망을 꿈꾸던 곳, 창 밖의 ..
Daum에서의 10년 2009년을 보내며... 2009년이 그렇게 지나갔다. 무엇하나 보람된 일을 해보지도 못하고 1년을 그리 허비했다. 너무도 빠른 속도로 시간들이 흘러 가버렸다. 사람들과의 만남도 적었고 출장이나 여행도 아주 적게 한 무료한 한 해였다. 기억에 남을만한 일상의 사건,사고도 없이 그저 무탈하..
가을하늘에 별은 빛나고 민주공원에서 아내와 밤 산책 언제나 내게 기회는 계속 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몇 번이나 찾아왔던 기회를 다 소진해 버린 나. 이제는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인가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만약 이대로 끝이 난다면 나는 실패한 인생을 산 것이다. 하면 될 것이라는..
살아가는 이유와 행복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했던 추석에 나이가 들면서 살아가는 이유에 관하여 생각이 점점 많아졌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존재감과 성취감을 위해 살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것들이 크게 존재의 이유가 되지 않고 있다. 소박하게도 얼마나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로 바뀌어 있는 것 같았다. 행복한 시간들을 더 많이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지만 아무래도 아프고 우울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날들이 훨씬 더 많은 때이다. 경제적으로 가장 성공한 가까운 친구의 자살이 준 충격이 쉽게 아물지 않는 때이기도 하다. 경제적 성공이 곧 행복은 아니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느정도의 경제적 안정이 우리 삶의 필수적 행복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그 경제적 침체에 빠져 오랫동안 헤어나지 못하는 무기력해진 나를 느낄 때마다 ..
센텀시티로의 외출 해운대 센텀시티의 신세계 백화점 동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백화점이 해운대 센텀시티에 지난 3월에 개장했다. 건축인으로서의 호기심으로 늘상 지나다니며 공사중인 현장을 관심있게 지켜 보았는데 3월이 끝나가는 날씨 흐린 일요일 아내와 큰 딸의 요청으로 센텀시티로 가족 외출을 나섰다. 동관과 서관으로 나누어야 될 만큼의 규모를 가진 대형 백화점으로 한바퀴 돌아 보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아플 정도였으나, 때마침 개장 기념으로 열린 백화점내 전시관에서의 행복한 눈물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들과 앤디워홀의 팝아트 작품들을 둘러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던 것 같다. 다리가 아프고 목이 마르다는 아내의 행복한 투덜거림에 지하 푸드코트로 내려가서 서울에 머무는 작은 딸이 추천한 슈크림 빵과 커피..
봄이 찾아온 아름다운 숲에서 가족과 숲 봄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부터 오는 것 같다. 가슴에서부터 봄을 느껴야 세상에 펼쳐진 봄이 보이기 때문이다. 나의 봄은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부터 오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부터 위장이 예민한 아내는 때때로 소화가 잘되지 않고 한번씩 탈이 나기도 했다. 진..
희망을 찾아서 2009년 겨울 백서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나의 일상을 둘러싸고 있는 도시의 풍경은 아주 서럽게 쓸쓸해 보인다. 1월 1일 첫소식은 가까운 친구의 어머니 부고였다. 그 이후로도 내게 들려오는 소식들은 깊은 인연이 있었든, 없었든 간에 생전에 한번도 뵌 적이 없었..
Daum에서의 9년 땅의 회상, 그리고 아직도 못 이룬 꿈 2000년 6월 10일, 오세아니아의 꿈으로 시작한 Daum에서의 칼럼쓰기가 벌써 8년을 지나 9년으로 접어 들고 2008년 그 한해가 또 다시 끝나가고 있다. 2000년 그때, 고등학생이던 두 딸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숙녀로서 사회인이 되었고 Daum에서 낯설고 서툰 실력으로 칼럼쓰기를 한 것이 어제같은데 벌써 세월이 그리 흘렀다. 다른 이들이 자주 외국을 나가기 않을 때 외국땅을 이리저리 밟고 다녔고 사진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을 때 필름카메라로 건축물 사진을 찍어서 현상하고 현상한 사진을 스캔을 떠서 다시 칼럼에 올려야 했던 때를 돌아보면, 지금은 너무도 쉽게 많은 사람들이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고 성능좋은 디지탈 카메라로 좋은 사진들을 쉽게..
개성과 서울, 7월에서 12월까지 2008년 하반기를 추억하며 2008년 하반기는 나의 일생에서 처음이며 새롭게 경험하게 되는 독특한 생활방식으로 살았다. 우리나라의 남쪽 끝 부산에서 서울을 경유하며 개성을 오가는 삶. 개성에서 지속적으로 상주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마다 남쪽으로 돌아오는, 하여, ..
맘마미아와 가족 그리고 행복 지난 추석 가족들이 재회하는 날에 한달전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금요일날 우리 가족 4명은 영화관에 나란히 앉아 영화 를 보았다. 원정화 간첩사건과 김정일 와병의 혼란한 남북관계속에 3주간 서울과 개성을 오가다가 군사분계선을 넘을 때까지 조금은 긴장감이 돌던 개성공단에서 나오던 날, 서울에 머물던 의동생의 승용차로 밤 늦게 서울을 출발하여 새벽 3시경에 부산에 도착한 나와 엄마와 아빠 그리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 선물로 줄 옷을 담은 가방 6개를 승용차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올 나에게 가져오게 맡겨놓고 먼저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온 작은 딸. 일과 후 서면의 대형서점에서 남자친구를 기다리며 책을 읽다가 모 잡지사 기자의 눈에 띄어 우연히 인터뷰를 하게 되어 책에 실렸다고 환하게..